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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제주항공에 이어 LCC(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이 중국 노선 운수권 배분에 출사표를 던지며 업계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국내 LCC들은 4~5월 진행될 중국 노선 운수권 배분에 대부분 뛰어들 전망이다. 비용 효율화를 위해 이미 운항 중인 도시에 추가 취항하거나, 베이징 등 ‘알짜’ 노선경쟁에 뛰어들 구상도 하고 있다. 이번 중국 운수권 배분은 LCC 등 항공업계의 전략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 대부분은 중국 노선 운수권 배분을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섰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2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천국제공항 진출을 발표, 기존 영남권 시장을 벗어나 인천발 중국·일본·동남아 노선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중국 운수권의 경우 일단 들어갈 수 있는 노선을 전체적으로 보고는 있다”면서도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기존에 부산에서 취항 중인 도시에 우선 신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현재 부산에서 출발하는 시안, 칭다오, 옌지, 장자제, 하이난 등 5개의 중국 노선을 운항 중이다. 이미 취항한 지역의 경우 기본적으로 수익성이 보장되는 한편, 국외지점 유치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은 “향후 에어부산의 더 큰 성장을 위해 인천 진출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중국 운수권 배분을 시작으로 인천발 노선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연내 취항이 가능하도록 전사적 역량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한·중 항공회담을 통해 양국 간 운수권을 총 주70회 증대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양국은 1노선1사제로 운영하던 독점노선을 폐지하기로 했고 이로써 인천~베이징·상하이 등 인기 노선 등에 LCC도 취항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 인천~베이징·상하이 노선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중국 항공사들만 운항이 가능했다.

또 12개 핵심노선을 제외한 지방 노선에서는 최대 주14회까지 2개 항공사가 자유롭게 운항할 수 있게 됐으며 운수권 범위 내에서 항공사들이 우리나라 6개, 중국 41개의 지방공항 간 노선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게 됐다.

LCC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중 항공시장은 항공자유화 바로 전 단계까지 와 있다”며 “이후 항공자유화가 되면 독점노선에 대한 이익 혜택을 보기 어려우므로 이번 운수권 배분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내 LCC들은 이번 운수권 배분을 기회 삼아 중국의 인기 노선 취항 및 기존 취항 도시 운항 확대에 발 벗고 나설 움직임이다.

앞서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도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국 노선은) 수요가 큰 지역, 그리고 제주항공이 취항하고 있어 그 즉시 사업모델을 실행할 수 있는 도시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대략적인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제주항공은 인천·부산·대구·무안공항에서 싼야·옌타이·마카오 등 중국 도시에 취항해 있다.

이스타항공 등 다른 LCC들도 중국 노선 운수권 배분에 뛰어들 전망이다.

이번에 증대된 중국 노선 주요 운수권은 인천~베이징 주14회 외에도 인천~상하이, 부산~상하이, 인천~옌지, 인천~선전, 인천~선양 등이 주7회씩 늘어나게 된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청주에서 옌지, 상하이, 하얼빈 등 중국 노선을 운항 중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중국 노선에 주7회 가량 운항하는 것은 어느 항공사든 여력이 돼 있는 상태”라며 “장자제 같은 중국 지방 도시도 수요가 높아 지방공항 간 운항에도 수익성이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이번 중국 노선 운수권 배분은 LCC의 기회인 동시에 치열한 전략싸움이 될 것이란 데 의견이 모인다.

한 LCC 업계 관계자는 “아마 항공사가 많다 보니 전략을 노출하지 않겠지만 인천에서 풀서비스캐리어를 제공하는 항공사들은 모두 중국 노선에 눈독을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어느 항공사는 지방 노선 등 경쟁이 덜한 지역에 올인한다거나, 베이징·상하이 등 인기 노선에 도전하는 등 전략적인 판단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부는 조만간 증대된 중국 노선의 운수권 배분을 위해 항공사들을 상대로 신청 접수에 돌입할 계획이다. 운수권 배분은 빠르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진행될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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