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시아나항공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한정’ 이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영 일선 퇴진에 이어 금융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추가 자산매각 ▲비수익노선 정리 및 항공기 운영대수 축소 ▲생산적·효율적인 조직 개편 등 3가지 방안을 통해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박 회장 퇴진 4일 만에 도출된 아시아나항공의 고강도 자구책이 유동성 위기 해소의 단초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전날(1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하에 담화문을 올리고, 최근 재무상황에 대한 회사의 대응책을 밝혔다.

한 사장은 “(회계처리 문제로) 급격한 실적 악화와 향후 금융조달에 대한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이 초래됐다”며 “수익구조 개편과 시장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추가 자산매각과 함께 수익성 위주의 노선체계로 재편한다는 방침이다. 또 시장환경 변화에 능동적이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조직으로 개편한다는 각오다.

구체적인 매각 자산 및 인력 축소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한 사장은 “구체적인 시행방안의 도출과 빠른 실행을 위해 태스크포스가 구성돼 활동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1일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시장의 혼란을 초래했다.

이후 운용리스 항공기 정비 충당금 추가반영 등을 통해 감사의견 ‘적정’을 받았지만 재무제표 재작성으로 2018년 영업이익 351억원 적자를 내고 당기순손실 963억을 기록하며 부실 우려를 확대했다.

급격한 실적 악화로 인해 금융시장의 우려는 커졌고 향후 금융조달에 대한 어려움도 예상됐다. 결국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우량자산 매각 등 아시아나항공에 자구안 도출을 압박,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구조조정 차원의 대대적인 자구책을 내놨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2018년도 감사보고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박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자발적으로 물러나는 등 강도 높은 결정을 하기도 했다.

박 회장의 퇴진 결정은 경영 정상화 목적으로 추가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 오너의 책임지는 모습이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수천 전 대표가 직접 사과하는 등 그룹 차원의 수습에 나선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내놓은 자구책이 금융시장 회복에 효과가 나길 기대하는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안정화로써 항공업계가 침체 기로를 벗어나길 희망하고 있다.

2014년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과 지난해 발생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사태, 올해는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의 갑질 문제와 보잉 737-맥스8 사고 우려 등 국내 항공업계는 악재가 지속되는 형국이다. 이번에는 아시아나항공의 회계 부실 사태도 더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항공시장은 지난해보다 유가 등 외부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도 항공주는 침체돼 있고 투자심리도 완전히 꺾였다”며 “경쟁상황인 것을 벗어나 회사를 지켜보는 임직원들의 불안감도 클 것이다. 이 위기를 잘 넘겨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도 경영 안정화를 위해 사력을 다하겠다는 포부다.

한 사장은 담화문 말미에서 “이제 저에게는 오로지 혼신의 힘을 다해 반드시 조속한 시일 내에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함만이 있다”며 “향후 주요 과제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해서는 임직원 여러분과 공유하며 소통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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