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관련 협회 가운데 최고 수준…‘연봉 책정 방식’ 논의도 백지화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올 초 제18대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된 중앙회장 연봉삭감 논의가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 보상위원회는 올 초 취임한 박재식 회장의 연봉을 종전 수준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연봉은 기본급 3억9500만원에 성과급 1억원 등을 더해 총 5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3년간 임기를 마칠 경우 약 15억원에 달한다.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연봉은 금융관련 협회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매년 저축은행 대표들로 구성된 임원 보상 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업계에서는 타 협회와 비교해볼 때,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연봉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장 연봉은 7억3500만원, 생명보험회장 3억9000만원, 손해보험 회장 3억5300만원, 금투협회장 6억원, 여신협회장은 4억원 수준이었다.

여기에 지난 1월 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최종 후보 3인 가운데 한이헌(75) 전 국회의원이 ‘연봉삭감’을 이유로 사퇴하면서 ‘중앙회장 연봉 논란’에 불을 지폈다.

당시 한 전 의원은 사퇴 의사를 밝히며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면접을 밤늦게까지 준비해 성심껏 임했으나 면접 도중 회추위원으로부터 ‘내부방침’이라며 회장 연봉 삭감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한 전 의원은 “면접시간에 세 후보자 모두에게 연봉삭감 통보를 했다고 하니 면접 목적이 자질과 역량 검정에 있지 않았음이 분명하다”면서 “이런 행동은 ‘후보자들이 연봉만 즐기려는 무능한 자들’이라고 보는 시각에서 나온 심각한 모욕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중앙회 노조는 “회추위원의 월권행위로 명백히 공정성이 훼손된 것”이라며 “임직원의 연봉삭감과 인사 관여, 중앙회 예산축소 등을 사전에 요구하는 것은 불공정 행태”라고 비판했다.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65)를 누르고 제18대 저축은행중앙회장으로 당선된 박 회장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내부단속에 나섰으며, 중앙회장 연봉도 종전 수준과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또한, 다른 금융권과 다르게 매년 회장 연봉의 기본급, 성과급 비율을 임원 보상위원회에서 책정하는 것에 대한 개선 논의도 백지화됐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연봉 책정 방식 때문에 신임 회장이 회원사들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는 지적과 함께 대대적인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회장 선거를 거치면서 연봉삭감 논의가 나온 것은 사실”이라며 “업계 분위기와 여론 등을 고려해 내부 논의를 진행했으며, 당분간 연봉 삭감은 없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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