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윤소희 기자] 이번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여당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다며 높이 평가했지만, 보수 야당은 뜬구름 잡는 회담이라며 혹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2일 “일곱 번째 한미정상회담이 큰 성과를 남기고 끝났다”며 “한미는 동맹 공조를 굳건히 하고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와 함께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더욱 매진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양국 정상은 북한 비핵화의 최종 목표와 관련해 완전히 동일한 입장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문 대통령은 미국의 ‘일괄 타결 방안’과 북한의 ‘단계적 합의와 이행’ 방안을 절충하고 타협점을 모색하는 이른바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 방안’을 제시해 트럼프 대통령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민주당은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남북 정상회담과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커다란 주춧돌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간 중재자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해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의 최고 협상가로서의 면모를 다져나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전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온기가 조만간 성사될 남북 정상회담에 그대로 전달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느려보이지만 평화를 향해 우리는 분명 옳은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며 “향후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진정성과 소통 능력이 발휘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뜬구름 잡는 정상회담’, ‘저러려고 미국 갔나’라며 혹평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정말 ‘뜬구름 정상회담’, ‘밑자락 깔기 위한 정상회담’이었다”며 “다시 한 번 이 정부의 아마추어 외교에 대해, 북한 바라보기 외교에 대해 실망을 금치 못한다”고 비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뜬구름 잡는 정상회담이었다. 미국에 왜 갔는지 모를 정도의 정체불명 회담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통상 전문가를 안보2차장에 임명한 문재인 정부의 아마추어 외교 참사”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가) 북한만 바라보며 또다시 평화와 대화를 추진한다는 문 정부 외교의 민낯이 드러났다”라면서 “이번 회담 결과를 토대로 북한에 특사를 보낼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앞으로 북한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이어갈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 국민들이 한미정상회담을 보면서 참 모욕감을 느끼신 국민들도 계실 것이다. ‘저러려고 미국 갔나?’ 하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이라며 “애초 15분간 진행 예정이었는데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은 고작 2분이었다”고 꼬집었다.

정 정책위의장은 “회담이 끝나고 한국이 미국산 무기를 대량 구매할 것으로 발표했는데 결국문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잠깐 만나면서 ‘미북 정상회담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다’는 선언적 얘기 한마디 들으면서 ‘무기 많이 사드리겠다’고 한 것 아닌가라는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상현 의원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공동선언문, 공동언론발표문 하나도 없이 한미 간 이견을 노출한 졸속, 알맹이 없는 회담이었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과 미국 양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책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문 대통령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진전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도 “정상회담이 답답하게 끝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주권국가로서 당당히 밀고 가야 할 남북관계를 하나에서 열까지 전부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할 수 있는 이런 구조로 몰고 간 것은 실책”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