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시아나항공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결국 아시아나항공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을까. 15일 오전으로 예정된 긴급 이사회 의결 향방에 산업계 이목이 쏠린다.

항공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이날(15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 계획 수정안을 의결할 전망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오늘 오전 이사회가 예정돼 있는 걸로 안다”면서 “금일 중 (아시아나항공) 매각 여부 확인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한 상태다. 증권시장에서는 오늘 중 아시아나항공 매각 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보고 향후 인수 주체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주말 금호그룹과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금호 측 지분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자금 지원에 나설 것을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호그룹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전체 연간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될 경우 금호그룹은 버스 회사(금호고속)와 건설사(금호산업)만 남은 중견그룹으로 위상이 내려앉게 된다.

금호그룹은 지난 11일 채권단에 박삼구 전 회장 일가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4.8%)을 담보로 제공, 5000억원의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자구안에서 금호그룹은 3년 내 경영정상화를 이루지 못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는 단서도 걸었다.

그러나 채권단은 사재 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다는 점을 지적, 5000억원의 자금 지원이 불가하다고 못 박았다. 주말 내내 이어진 협상에서도 금호 측은 새로운 카드를 내놓지 못해 결국 아시아나항공을 포기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채권단과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회사 회생에 합의하면, 당장 이번 달 말부터 부채 만기가 돌아오는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는 불씨가 잡힐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600억원가량의 회사채 만기가 이달 말 도래한다. 회사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즉시 상환 요구가 들어오는 자산유동화증권(ABS)만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채권단의 자금 수혈로써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강등 위험은 해소될 것으로 보이며 그룹은 경영정상화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잠재 후보군으로는 SK그룹, 한화그룹, CJ그룹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 아시아나항공 자회사가 이번 매각 대상에 함께 포함될지 또는 아시아나항공이 분리 매각 수순을 밟을지도 주목하고 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대주주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제외하고는 채권단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자구안을 강화할 옵션이 마땅치 않아 연이은 언론 보도와 같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자는 우선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33.5% 지분(3847억원+경영권 프리미엄)을 매입하고 연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까지 해결해야 아시아나항공을 안정화 시킬 수 있다”면서 “인수자는 대규모 자금력뿐 아니라 항공업에 대한 높은 이해로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포지셔닝을 극복해 궁극적인 경쟁력 회복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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