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력이 관건... 아시아나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 '1조3200억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확정되자 유통가들이 들썩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확정되자 유통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누가 '국내 2위 대형항공사'의 새 주인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발전과 아시아나항공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유통과 물류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통그룹이 후보군에 거론되고 있다. 

우선 유통그룹 가운데 신세계그룹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2015년 금호산업이 매물로 나왔을 때 내부적으로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으며, 2017년 티웨이항공을 2천억원에 인수하려다 막판 포기한 바 있기 때문이다. 

또 신세계의 경우 면세점을 통해 글로벌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은 매력적인 매물일 수 밖에 없다. 최근 LCC 플라이강원에도 지분을 투자한 것만 보더라도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정용진 회장의 신사업 투자 의지가 강하다는 점 역시 유력 후보로 이름을 오르기에 충분하다는 시각이다. 

신세계 뿐만 아니라 유통의 맏형인 롯데는 최근 통합물류회사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출범시키고 '1위 CJ대한통운을 따라잡겠다'고 선포한만큼, 항공사 인수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또 롯데는 물류뿐 아니라 유통, 면세업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롯데와 함께 국내 물류분야 선두기업인 CJ의 경우 최근 CJ헬로비전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도 상당하기 때문에 자금력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인수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아울러 국내 1위 LCC 제주항공을 가진 애경그룹도 주요 후보군에 거론된다. 제주항공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2위 대형항공사를 인수하게되면 그룹이 한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인수를 위한 자금동원력이 경쟁 기업보다 부족하다는 점이 단점이다. 업계에선 자금력은 부족하지만 전략적 투자자나 재무적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운송은 물론 유통업계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자금 여력이 충분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일계 한 기업에서 매물이 나왔다고 뛰어들만한 크기는 아니다. 당장 돌아올 단기 규모만 보더라도 자금력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당장 오는 25일 만기가 돌아오는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는 등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아시아나 총 차입금은 작년 말 기준 3조4400억원이고 이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1조32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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