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불안 여전…해외수주 줄고 분양 침체 우려 확대

사진 = 뉴시스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국내·외 건설업황 불안이 계속되면서 건설사들이 앞다퉈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연초 회사채 발행에 나선 건설사들은 연타석 홈런에 성공했다. 내실경영으로 리스크를 줄여온 점, 증시 부진에 따른 풍부한 유동자금, 저금리 지속 등이 건설업계에 호재가 됐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이날 1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당초 계획보다 600억원을 증액했다. 수요예측에 5950억원이 몰린데 따른 것이다.

앞서 회사채를 발행한 현대건설, 롯데건설, 한화건설 등 대형 건설사는 물론 코오롱글로벌, 한라, 이수건설 등 중견기업도 성공적으로 자금 조달을 마쳤다.

이목을 끄는 점은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자금이 몰린 부분이다. 올들어 회사채를 발행한 건설사들은 하나같이 계획보다 액수를 높여 회사채를 발행했다. 현대건설의 경우 당초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늘려 발행했고, 롯데건설은 8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한화건설은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사모채시장에서도 건설사 회사채에 돈이 몰렸다. 연초 자금 조달에 나섰던 코오롱글로벌(520억원), 한라(50억원), 이수건설(50억원) 등 신용등급 B급 기업도 자금 마련에 성공한 것이다. 대우건설 역시 지난 1월 2년물 24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한 바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관투자자들이 안정적 실적 개선세와 높은 금리로 발행한 건설사들의 회사채에 매력을 느낀 결과다.

문제는 업황이다. 국내·외 건설경기가 악화하고 있어 기관투자자들의 발길이 다른 업종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

해외건설 수주의 경우 17일 현재 기준 6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나 급감했다. 국내 주택 분양시장도 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지연 물량이 연초 공급되면서 1분기 분양 물량(2만9360가구) 자체는 줄지 않았다. 다만 3월 공급이 1만3452가구에 그쳐 전년 동월 대비 5444가구나 감소했다. 4월 분양도 곳곳에서 사업 지연이 일고 있어 분양 감소가 예상된다. 미분양, 미계약 물량도 늘고 있어 주택시장 곳곳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 도래할 회사채 규모가 예년을 상회하고 있어 건설사들은 업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서둘러 자금 마련에 나서는 분위기다. 올해 10대 건설사의 회사채 만기물량은 2조6040억원 규모다. 상반기에만 1조379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따라서 건설사들의 차환 발행 러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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