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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박현진 기자] 패스트트랙과 관련된 진통이 겪해지고 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오신환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는 사보임 신청서를 국회 의사과에 제출했다.  이에 문희상 국회의장이 25일 바른미래당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을 오신환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한다는 내용의 사보임계를 결재했다. 

다만 문 의장은 전날 의장실을 점거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의 충돌로 충격을 받아 여의도 인근 병원에 입원해 안정을 취하는 중이다. 적어도 오는 26일까지는 입원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문 의장은 바른미래당의 사보임 신청이 원내 교섭단체의 요청인 만큼 적절성 여부와 상관 없이 허가해주는 그간의 관행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에 따르면 특위 위원은 임시회 회기 중에 원칙적으로는 사보임이 불가능하지만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 국회의장의 허가를 받으면 사보임 할 수 있다.

결국  바른미래당의 사개특위 위원은 오신환·권은희 의원에서 채이배·권은희 의원으로 교체된다. 앞서 오 의원은 공수처 패스트트랙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오신환 의원은 문 의장이 입원한 병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회주의 폭거이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사자인 제가 (문 의장을) 직접 만나 의견을 말씀드겠다고 했음에도 저지해 놓고는 뒷구멍으로 의사국장을 만나서 결재한다는 의장의 행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계 바른미래당 의원은 팩스 접수에 반발, 즉각 문희상 의원을 만나기 위해 병원으로 향해 사보임을 허가하지 말 것을 요구하려고 했지만 문 의장을 만나지는 못했다. 

이 자리에서 지상욱 의원은 "국회의원 과반 날치기"라며 "우리당에서 13명이 사보임을 반대하고 있다"고 철회를 촉구했다. 그는 "사보임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과반 추인한 것이 뒤집힐 수 있다"며 "결론 날때까지 의장결재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도 "오 의원 사보임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신 분이 어제 의총 소집에 서명한 10명 외에도 이동섭, 김삼화, 신용현 의원 등 총 13명"이라며 "우리가 의원총회 패스트트랙 표결에서 12대 11, 한표 차이로 졌지만 사보임 반대 숫자는 그 규모를 넘어섰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관영 원내대표는 지금이라도 패스트트랙에 찬성한 숫자 이상인 13명이 사보임에 반대했다는 것을 깨닫고 사보임 의사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사개특위 소속 오신환 의원에 대한 사보임을 강행한 것에 대해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국회 수장과 의원이 버젓이 법을 어기면서 날치기 통과를 획책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철야 농성 중인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본인이 원치 않는 사보임을 허가해서는 안된다고 국회법 48조에 분명히 나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제 개편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려는 데 대해 "독립성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이 청와대와 정권 하수인을 자처하고 있다"며 "저들은 궁극적으로 개헌 독재를 꿈꾸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어제 문희상 의장 항의 방문 도중 신체 접촉이 벌어진 데 대해서는 "의장을 조속히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하고, 대변인은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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