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강승호.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윤소희 기자] 프로야구 SK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도 구단에 알리지 않아 물의를 빚은 내야수 강승호(25)에게 임의탈퇴의 중징계를 내렸다.

SK 와이번스는 25일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뒤 구단에 보고하지 않은 강승호에게 한국야구위원회(KBO) 징계와 별도로 구단 차원에서 최고 징계인 임의탈퇴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SK는 또 “강승호의 임의탈퇴로 인해 기간 지급이 정지되는 올 시즌 잔여 연봉을 교통사고 피해가족 지원에 활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SK는 26일 강승호에 대한 임의탈퇴 공시를 신청할 계획이다.

구단 관계자는 “임의탈퇴 해제를 요청할 수 있는 1년이 지난 뒤에도 선수가 얼마나 깊이 반성하고, 진정성 있게 음주운전 예방 활동을 했는지 살펴보겠다. 진정성이 느껴진다면 그 때 임의탈퇴 해제를 협의해 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임의탈퇴 선수는 구단의 해제 요청 뒤 KBO 총재 승인을 받아야 KBO리그로 복귀할 수 있다. 단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한 날부터 1년이 지난 후에야 해제 신청이 가능하다.

이에 앞서 KBO는 같은 날 오후 3시부터 상벌위원회를 열고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의거해 강승호에게 90경기 출장정지, 제재금 1000만원, 봉사활동 180시간의 징계를 내렸다.

강승호는 지난 22일 오전 2시 30분쯤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기 광명시 광명 IC 부근에서 도로 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경찰 조사 결과 강승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9%의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사고 당시 퓨처스리그(2군)에 머물렀던 강승호는 이 같은 사실을 구단에 숨긴 채 사고 다음 날인 지난 23일 경북 경산으로 이동해 삼성 라이온즈와의 2군 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언론 매체의 보도 직후 사실 확인에 나선 SK 구단은 강승호가 음주운전 사고를 시인하자 KBO에 자진신고했다.

SK는 그동안 KBO리그 10개 팀 중 사건·사고가 없어 야구 팬들 사이에서 ‘클린 구단’으로 불렸다. 강승호의 음주운전 사건이 SK 구단 사상 첫 사례다.

손차훈 SK 단장은 “팬들이 SK를 '클린 구단'이라고 불러주고 있는 상황인데 그것을 지키지 못해 죄송한 마음 뿐이다. 선수단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구단의 책임”이라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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