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본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박현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미겔 후안 세바스티안 피녜라 에체니케 칠레 대통령과 한·칠레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과 태평양동맹(PA·Pacific Alliance)이 준회원국 가입 협상을 조속히 개시할 수 있도록 양국이 협조해 나가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빈 방한한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과 칠레는 각각 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을 대표하는 경제 허브”라며 “한국이 ‘태평양동맹’ 준회원국이 되면 양 지역을 연결하는 FTA(자유무역협정) 네트워크가 구축될 것”이라고 한국의 태평양동맹 준회원국 가입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피녜라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공개한 한ㆍ칠레 공동언론발표에서 “두 정상은 양국 공동번영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튼튼히 다져 나가기로 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태평양동맹은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칠레 4개국이 2012년 결성한 지역경제 동맹으로 중남미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8%, 무역의 5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호주, 일본, 중국, 미국 등 55개 태평양동맹 참관국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양 정상은 지난 2003년 체결된 한ㆍ칠레 FTA가 양국간 무역ㆍ투자 확대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하고, 국제경제 여건에 맞춰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칠레는 한국에 아주 각별한 우방”이라며 “남미국가 중 처음으로 대한민국 정부를 승인했고 한국전쟁 때 도움을 줬다. 우리나라가 최초로 FTA를 체결한 나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 중인 FTA 개선 협상은 양국 미래 협력까지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상호보완적ㆍ호혜적인 양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인프라 구축, 정보통신, 4차 산업혁명 등 신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문 대통령은 “두 정상은 협력 분야를 확대해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해 나가기로 했다”며 “현재 칠로에섬과 본토를 연결하는 차카오 교량 건설사업을 한국 기업이 맡고 있는데 강한 해풍과 조류를 극복하고 건설되는 이 교량은 상생번영을 이뤄내는 양국 협력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칠레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교통·정보통신 등 인프라 개발 사업에 더 많은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피녜라 대통령도 공동성명을 통해 한국의 태평양동맹 준회원국 가입 의사를 환영했다. 두 정상은 한국과 태평양동맹이 조속히 가입 협상을 개시할 수 있도록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계기로 마련된 첫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태평양동맹 준회원국 가입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다"는 수준의 언론발표문과 비교하면 한 발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된다. 

피녜라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달성하기 위한 문 대통령의 리더십과 노력을 평가했다. 두 정상은 모든 당사국과 이 지역의 평화 정착, 사회·경제 개발, 안보, 복지를 추구하는 과정에 있어 대화가 핵심적인 요소라는데 동의했다. 아울러 두 나라가 민주주의 가치와 법치, 인권 보호와 증진, 다자주의, 역내 및 국제평화와 안보 증진에 기여해나갈 것임을 재확인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미국과 함께 과이도 의장의 핵심지지자로 평가받는다. 문 대통령은 중남미 민주주의와 통합을 증진하기 위한 피녜라 대통령의 주도적 역할을 평가했다. 

한편 이날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두 정상이 대화 의지를 밝힌 만큼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촉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북러 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한반도 비핵화에 견재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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