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점 80% 이상 축소 방침…설계사 감원 ‘불가피’

대구시 소재 DGB금융그룹 본사 전경. / 사진=DGB금융지주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DGB생명(대표 민기식)이 전국 38개 지점 가운데, 5개 거점지역 점포만 남겨두고 나머지 33개 지점을 폐쇄하는 통폐합 방안을 추진한다.

DGB금융그룹에 따르면 DGB생명은 서울과 대구, 부산, 경남, 호남 등 거점지역 점포 5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점포는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지점 80% 이상이 대거 축소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대거 감원되면서 보험 계약자가 홀로 남겨지는 ‘고아계약’이 대거 양산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DGB생명 측은 조직의 고능률화와 정예화에 초점을 맞춰 조직을 운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점이 대거 축소되면 설계사 감원이 불가피하다. 지난 2016년 847명이던 DGB생명 전속 설계사 수는 매년 꾸준히 감소세를 타다 지난 2월 기준 632명으로 3년 새 25.4%나 감소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DGB생명은 실적 부문에서도 꾸준히 내리막을 타고 있다. DGB생명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98억원으로 그룹 전체 순이익의 9% 수준에 불과했다. DGB금융그룹에 처음 편입된 2015년에는 190억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후 2016년 148억원, 2017년 126억원으로 감소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DGB생명의 순이익이 2000만원대에 불과했다. DGB금융그룹 8개 계열사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 지표를 나타내는 RBC비율도 DGB생명은 172.8%로 생보업계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못하다.

이번 지점 통폐합 방안도 실적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설계사 구조조정 바람이 불어온다면 DGB생명의 영업력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설계사 감원은 불완전 판매 및 계약 후 고객 홀로 방치되는 ‘고아계약’이 대거 양산될 수 있다”면서 “이러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보험설계사의 잦은 이직 혹은 퇴사로 인해 소비자에게 불이익이 가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계약내용을 챙겨줄 담당 설계사가 없어지면 보험 자체가 실효되거나 약관에 따른 보장내역을 놓치는 등의 피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DGB생명 관계자는 “지점 통폐합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설계사 감원은 없을 것”이라며 “폐점 근무자들은 본사나 GA영업 등 다른 부서로 적절히 분산 배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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