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 “식약처 실사 통한 의혹 해소”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7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인보사 관련 공식 입장문을 내놨다. /사진=코오롱티슈진 홈페이지 캡처.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코오롱생명과학과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인보사)’의 성분이 바뀐 사실을 이미 2년 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투여받은 환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 속 검찰 수사까지 진행되고 있어 무게 중심이 ‘고의적 은폐’ 쪽으로 서서히 기울고 있는 모양새다.

8일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인보사 사건과 관련 약사법 위반·직무유기 혐의로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2부에 배당했다. 형사 2부의 경우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식품·의료범죄 전담부서다. 검찰은 코오롱 측이 성분이 바뀐 것을 알고도 제품을 생산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볼 전망이다.

앞서 코오롱 측은 그간 인보사의 성분이 신고와 다르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는 지난달 9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지난 2월에야 미국 임상시험 과정에서 첫 염색체 분석을 통해 성분이 다른 것을 확인했다는 것. 그러나 자회사인 코오롱 티슈진이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2017년 3월 문제가 된 인보사 2액이 신장세포라는 사실을 알고도 생산한 적이 있다고 밝혀 고의적 은폐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는 상황.

파문이 확산되자 지난 7일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은 공식 입장문을 내놨다.

티슈진은 “당사는 공시를 통해 미 식품의약국(FDA) 공식 서신의 수령을 알렸다”며 “주요 내용은 임상 재개를 위해 세포의 특성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라는 것이었지 종양과 관련된 임상 데이터, 회사가 종양원성이 없다고 판단했던 사유 등에 대해선 임상 중단의 사유로 특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 FDA의 요구 사항은 당사가 예상했던 범위 내 있던 내용들”이라며 “이른 시간 내 임상재개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은폐 의혹과 관련해선 “지난 2017년에 회사의 위탁생산처(CMO)에서 STR 검사를 실시해 인보사의 제2액이 신장유래세포라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며 “이번 달에 예정돼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실사를 통해 모든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티슈진의 이런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정작 성분 오류 사실을 통보받고도 이를 표명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이를 둘러싼 비난 여론이 거세다. 나아가 성분 변경과 관련 최초 발표와 더불어 정정공시 마저 코오롱 측의 의지가 아닌 어쩔 수 없는 선택에 불과했다는 의혹까지 겹치며 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 역시 팽배해 지고 있는 상황.

엎친데 덮친격 인보사 투약 환자들은 이달 코오롱을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청구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환자는 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환자들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인보사 투약에 적게는 543만원, 많게는 1600만원 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가 총 3707명에 달하는 만큼 향후 소송 참여 환자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포가 변경된 걸 알고도 투여했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반발이 심한 것으로 안다”며 “특히 환자 중 고령이 많아 아직 인보사 투약 사실을 모르는 환자들이 대다수로 실제 소장 접수 예정일까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과 미국 현지 실사에 대해 논의 중에 있으며, 오는 20일쯤 미국 코오롱티슈진 등을 방문해 세포가 바뀌게 된 경위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인보사에 대한 전반적인 시험 검사·현지실사 결과 등에 대한 종합 결과가 나오는 즉시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