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로 당선된 이인영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5.08./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자유한국당 등을 ‘국우 나치’라고 지칭해 논란이 된 바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서울 구로갑)이 3선 끝에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이 신임 원내대표는 8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상대 후보인 김태년 의원(3선·성남수정)과의 결선투표까지 간 끝에 총 125표 중 76표를 얻어 당선됐다.

이 신임 원내대표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으로, 학생운동 출신들인 86세대를 상징하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이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연설에서 "이해찬 대표를 잘 모시고 우리 당이 강력한 통합을 이루고 총선 승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신임 원내대표는 얼어붙은 국회 정국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그는 "홍영표 전 원내대표가 좀 야속하다. 우원식 전 원내대표가 물려줬던 정세는 후임 원내대표에게 안 물려주실 줄 알았는데"라며 "너무나 강력한 과제를 남겨주셨다"고 가벼운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 신임대표는 "제가 협상하지 않고 의원님 128분 전체가 협상한다는 마음으로 움직이겠다"며 "집단사고에 근거해 협상해 나가겠다. 그러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이번 원내대표는 다음 총선을 이끌 막중한 책임감을 짊어졌다. 이에 대해 이 신임 원내대표는 앞서 정견 발표에서 변화와 통합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총선 승리가 지상 최대의 명령인 시간"이라며 "변화와 통합의 길로 나가야만 총선에서 승리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부터 변화를 결단한다. 제 안의 낡은 관념, 아집부터 불살라 버리겠다"며 "발끝까지도 바꾸려고 하는데 정치라는 축구장에서 레프트 윙에서 옮겨 중앙 미드필더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달 12일 "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으로 매도하는 것은 2차 세계대전 때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을 학대한 '나치'보다 더 심하다는 생각"라고 표현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 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한 데 대한 반격으로 보인다.

이 신임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출마 선언문 발표를 마치고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이같은 ‘극우’ 세력을 극도로 경계했다.

그는 "한국당의 극우화 경향은 족보가 없다"며 "우리나라에서 극우정치는 박근혜 탄핵에 극렬하게 맞섰던 이른바 '가짜 태극기 세력'들의 정치적인 포악성에 근거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책임 있는 야당이라면 이를 정화하면서 제도권에서 대처했어야 했는데, 그대로 여과없이 받아들여 한국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극우정치가 공당의 심장에 똬리를 틀었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이 신임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합리적 보수의 길로 가야 한다"며 "지금 한국당의 극우정치는 자칫 잘못하면 자신들을 한 순간에 파멸로 몰고 갈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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