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가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5.08./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자마자, 바른미래당의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확정됐다. 두 정당의 원내대표가 비슷한 시기에 교체되면서, 얼어붙은 국회 정국에 새 바람이 들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서울 구로갑)가 원내대표 선거에서 총 125표 중 76표를 얻어 3선 끝에 선출됐다. 이 신임 원내대표는 8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상대 후보인 김태년 의원(3선·성남수정)과의 결선투표까지 간 끝에 당선됐다.

신임 원내대표가 된 이인영 의원에게는 ‘협치’와 내년 ‘총선’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가졌다. 올해 들어 임시국회가 끊임 없이 열렸지만, 매번 '빈손 국회'로 끝난 상황이다. 매번 결렬되는 여야 갈등에 국회 정국이 얼어붙은 것. 거기다 내년 4월에 열리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책임도 맡게 됐다.

이에 이 신임 원내대표는 9일 오후 3시 취임 첫 '협치' 행보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만난다.

특히나 민주당과 한국당은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두고 격렬한 갈등을 빚고 있는 중이라 더욱 주목된다. 이 신임 원내대표가 ‘협치’의 행보로 임하는 만큼 이번 회동을 통해 국회 정상회의 토대를 마련할지가 가장 주요 관점이다.

이후에도 이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와도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당내 현안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5.07./사진=뉴시스

아울러 바른미래당에서도 새로운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당내에서 제기된 사퇴 요구를 거부해온 김관영 원내대표가 8일 사퇴 의사를 공식화했다. 김 원내대표의 임기는 다음달 24일까지였으나 이로써 조기 사퇴가 이뤄진 셈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에게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여러 의원들께 드린 마음의 상처와 당의 어려움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다음주 수요일(15일)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만 임기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전체는 패스트트랙 지정과 관련한 당내 갈등을 오늘부로 마무리하고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결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앞서 본인의 사퇴를 주장하는 당원들이 자유한국당과 연대할 것을 경계한 발언에 대해 “바른미래당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민주평화당 등과 통합 또는 선거 연대를 추진하지 않고 당당하게 바른미래당의 이름으로 출마하기로 했다”며 “그동안 서로에게 가졌던 오해와 불신을 다 해소하고 오늘의 결의문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못박았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창당 정신에 입각해 당의 화합과 자강, 개혁의 길에 매진할 것을 국민 앞에 약속한다”고 전했다. 손학규 대표는 “당대당 합당, 특히 연대 없이 자강으로 간다는 걸 확인한 것이 소득”이라면서도 지도부 사퇴 관련해서는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이로써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나날이 심해지던 내홍이 한풀 꺾인 모양새다. 차기 원내대표 선출은 오는 15일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원내대표 선출은 유승민·안철수계와 수성하려는 손 대표 측 간 계파 갈등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안철수계에서는 오신환 당 사무총장을, 손 대표 측에서는 김성식 의원을 염두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 의원이 “사보임 철회 문제는 다음 원내대표가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내부에선 사보임이 잘못됐다는 의견이 많았고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이런 부분들이 자연스럽게 논의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유승민·안철수계가 당선될 경우 패스트트랙에 대한 당론도 뒤집힐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앞으로 정계 개편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설사 하더라도 우리 당의 주체성을 가지고 정체성을 잃지 않는 범위에서 뭐를 하지 않을까 싶다”며 “현재는 정당들과 연대·통합을 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이 원칙 하에서 제3당으로서 세력을 키우는 일은 여전히 필요한 것이고, 여러 가지 형태의 그런 외연 확장하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당의 미래를 예견했다.

그러면서 그는 차기 원내대표로 오신환, 유의동, 김성식 의원의 이름이 거론된 것과 관련, 주승용 최고위원이 ‘오신환 추대’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주 부의장이 오랜만에 최고위에 참석한 오 의원을 보고 ‘오신환 의원같이 좋은 분이 원내 대표가 되면 좋겠다’고 덕담을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손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당원 여섯명 정도와 회동을 나눴다. 특히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내년 총선 전에 돌아와야 한다”며 “안 전 대표가 다시 잘될 분위기가 되면 나도 내려올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거취도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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