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 약 7000억원 유상증자 결단 남아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신한금융지주)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진두지휘 할 초대형 투자은행(IB)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9일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오늘과 10일 양일간 지주사 이사회가 열린다"며 "계열사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자본확충 안건이 상정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당초 9일 오후에 열리는 이사회에서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약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하루 뒤인 10일 오전 열릴 예정인 이사회에 증자 안건이 상정될 전망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자본확충 의지가  확고하다. 자본을 확충해 신한금융투자를 초대형 IB로 만들어야 그룹에서 제대로 성장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외이사들이 반대하지만 않는다면 사실상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유상증자 계획은 확정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이 3조3641억원이다. 초대형 IB로 지정되려면 6000억원이 넘는 자본이 필요하다.

신한금융지주가 초대형 IB에 집중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초대형 IB만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을 수 있어서다. 금융위원회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발행어음)을 낼 수 있다.

발행어음은 회사채 등 다른 수단보다 절차가 간단해 기업대출과 비상장 지분투자 등 기업금융에 활용할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쉽다. 발행어음 사업을 하려고 2년이 넘게 기다렸던 KB증권이 지난 8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은 것도 자극제가 됐다.

KB증권은 2016년 말 현대증권과 합병하면서 자기자본을 4조원 이상으로 불렸고, 발행어음 시장에 진출하려 해왔다. 오는 15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가 최종 승인될 경우 이 사업자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까지 총 세 곳이 된다.


국내 대형 증권사는 3조원 이상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8곳이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초대형 IB 인가를 받을 경우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 KB, 농협이 자회사로 초대형 IB를 두게 된다. 하나금융은 증권사에 꾸준히 자본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1월 출범한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사 매물을 찾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에만 두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하나금융투자에 대한 자본 1조2000억원을 확보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PBS, 헤지펀드 등 자본 3조원에서 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많아졌다"며 "초대형 IB로 가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자본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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