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중 주관사 선정 예정…새 주인 찾기는 ‘미지수’

        정재욱 KDB생명 대표이사. / 사진=KDB생명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연내 매각이 추진 중인 KDB생명(대표 정재욱)이 하반기 중 기업공개(IPO) 준비에 나섰다. 대주주인 KDB산업은행(회장 이동걸)이 KDB생명의 새 주인을 찾기에 여념이 없는 것과는 별개로 국내 증시 상장에 나선 것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KDB생명(구 금호생명)을 인수한 이래로 2014년과 2016년에 걸쳐 3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올해 다시 한 번 매각에 나섰는데 벌써 4번째 시도이다. 산은은 KDB생명이 지난해 막대한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하는 등 경영정상화가 이뤄졌다며 매각 의지를 보였다.

실제로 KDB생명은 2016년 당기순이익 102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2017년에는 761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커졌다. 하지만 지난해 순이익 64억원으로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를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RBC)도 2017년 108.4%에서 지난해 말 기준 215.03%로 상승했다.

문제는 이동걸 회장의 뜻대로 KDB생명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가 미지수이다. 2017년부터 이어온 구조조정과 지점 통폐합 등으로 인해 영업력이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2년여 간의 구조조정 결과 직원수가 2016년 말 916명에서 지난해 말 642명으로 2년 새 42%(274명)나 줄었다.

이 회장은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DB생명은 과정도 불투명하고 이유도 모르는 상태에서 인수했다. 직전 3년간 누적적자가 7500억원이었다. 애초 인수하지 않았어야 할 회사라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는 이 회장의 매각 의지를 드러내는 표현이기도 했지만, 업계에서는 KDB생명의 시장 가치를 직접 깎아내리는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KDB생명으로선 연내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재욱 KDB생명 사장은 “연내 매각이 성사되면 좋겠지만 이와 별개로 하반기 중 주관사를 선정하고 IPO준비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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