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이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보도했다.2019.05.05./사진=노동신문 캡쳐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포를 놓고 전문가들은 “시작에 불과할 뿐”이라며 “곧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지나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방부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북한이 미국 동부시간으로 목요일(9일) 이른 시간에 북한의 북서부 지역에서 복수(multiple)의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날 "미사일은 발사장으로부터 동쪽으로 비행해 바다에 떨어지기 전까지 300㎞ 이상을 비행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제는 이러한 북한의 미사일 발포가 지난 4일에도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에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교착관계에 빠진 북미 관계에 더욱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We’re looking at it very seriously right now)"고 말했다.

AP,CNN,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그들(북한)이 협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은 협상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협상에 준비가 돼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종류에 대해선 "그것들은 보다 작은 미사일들, 단거리 미사일들이었다(They were smaller missiles. Short-range missiles)"고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포하면서 우리나라 역시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됐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0일 방한해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장관을 접견하고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문이 여전히 열려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비건 대표와 강 장관은 이날 지난 9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한반도 상황 및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추진방향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강 장관은 "북측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로서 매우 우려된다"며 "남북미 간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진지한 대화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북한의 도발을 미국과의 협상 유인책으로 봤다.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남성욱 교수는 북한의 발포를 두고 “연말까지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끌어내 원하는 보상을 받아야하는데,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나지 않고 있다”며 “힘을 통해 무력을 과시하면서 미국을 협상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남 교수는 이번 북한 미사일의 위험성에 대해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 4일 발포한 미사일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이제 장거리로 미국까지 겨냥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북한이 관심을 끌기 시작한 이번 발포는 북한과 미국의 기싸움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북한은 단순히 식량을 지원하는 것이 아닌 영변 핵폐기와 제재완화를 교환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 하노이 회담에서 제안한 비핵화 타협안이었다.

특히 남 교수는 “이번 발포를 시작으로 북한은 점점 사정거리를 늘려 일본 열도를 지나가는 미사일을 발포할 수도 있다”며 “미국까지 닿는 것이 아니더라도 장거리 발포로 위협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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