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열린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기원법회에서 봉행사를 끝낸 종단협 회장 설정 스님과 합장으로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 날을 맞아 "부처님 오신 날을 밝히는 연등처럼 평화와 화합의 빛이 남북을 하나로 비추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문 대통령은 12일 서울 종로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3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에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부처님 오신 날을 다시 한번 봉축 드리며 불자 여러분의 가정에 가피(加被)가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뜻깊은 해"라며 "자랑스러운 우리 독립운동 역사 속에는 불교계의 헌신과 희생이 녹아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민족의 지도자셨던 한용운, 백용성 스님은 독립선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셨고, 불교계 3·1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며 "옥고를 치르는 와중에도 조선독립은 마땅하며, 만약 몸이 없어진대도 정신은 남아 독립운동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민족의 자부심을 세워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정사, 범어사, 해인사, 통도사, 동화사, 대흥사, 화엄사, 김룡사 등 전국의 주요 사찰은 각 지역으로 독립운동을 확산시키는 전진기지였다"며 "스님들은 마을 주민들에게 독립선언서와 태극기를 배포했고, 거리와 장터에는 조국 광복을 염원하는 불자들의 참여가 이어졌다"고 했다. 

특히 "임시정부의 국내 특파원으로 활동하거나, 군자금을 모아 임시정부를 돕기도 했다"며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자비와 평등을 실천하며 국민에게 큰 힘이 되어준 불교계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통합 소통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불교의 화합 정신은 지금도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대립과 논쟁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화쟁사상'과 서로 다른 생각을 가져도 화합하고 소통하는 '원융회통' 정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요즘"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민족과 지역, 성별과 세대 간에 상생과 공존이 이루어지도록 불자 여러분께서 간절한 원력으로 기도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화합과 협력, 평화가 실현돼가고 있는 것은 부처님의 자비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축사를 남긴 바 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오늘 봉축법요식의 표어인 '마음愛 자비를! 세상愛 평화를'이 마음에 깊이 와닿는다. 남과 북이 자비심으로 이어지고, 함께 평화로 나아가도록 지금까지처럼 불교계가 앞장서 달라"면서 "대립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기 위해 정부도 더욱 담대히, 쉬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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