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당기순이익 1711억원 기록…한국투자증권과 선두 다툼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 사진=NH투자증권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증권가들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상 최대 실적으로 기록한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이 내친김에 업계 선두 자리를 넘보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 1분기 17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281억원)보다 33% 증가한 것으로 1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당초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을 최대 1200억원 선으로 전망했는데, 이 예상치를 40% 이상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은 1분기 23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이 역시도 역대 분기 최고 실적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5%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5.3% 증가한 3조9088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B(투자은행) 부문 실적 성장과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수익이 개선되는 등 사업 전반적으로 고른 실적을 기록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올 1분기 NH투자증권의 성적표는 업계 선두를 충분히 노려볼만한 기록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메리츠종금증권이 올 1분기에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했음에도 NH투자증권의 순이익 규모에는 미치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114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순이익을 달성했다. 올 1분기에는 직전 분기 대비 23.8% 증가한 1414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과는 약 300억원 정도의 격차가 난다.

메리츠종금증권 외에 대형 증권사 중 이미 실적을 발표한 KB증권(대표 김성현·박정림), 신한금융투자(대표 김병철) 등도 NH투자증권의 순이익을 넘지 못했다. NH투자증권이 1분기 선두자리에 오르기 위해선 지난해 순이익 1, 2위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를 넘어야 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리포트 3곳 이상의 실적 예상치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2082억원의 영업이익, 154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6%, 21.3% 감소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다. 시장의 예상대로라면 NH투자증권은 업계 선두 자리를 놓고 한국투자증권과 각축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분기 매출액 4693억원, 영업이익 1468억원, 순이익 126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31.6%, 36.8% 감소한 예상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시 호황으로 인해 국내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NH투자증권의 실적을 넘어서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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