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V50/사진=고은별 기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출시된 지 하루 만에 공짜폰으로 전락한 LG전자의 첫 5G 스마트폰 ‘V50 씽큐(ThinQ)’. 0원 구매가 가능한 이른바 ‘빵집 찾기’에 고객들이 혈안이다. 오히려 제 돈 내고 구매한 소비자만 호갱이 된 것 같은 기분마저 들게 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정식 출시된 LG V50은 출시 첫 주말인 지난 11~12일 휴대폰 집단상가 등에서 공짜로 거래됐다.

SK텔레콤은 지난 10일부터 일선 유통망에 평균 80만~90만원, 최대 100만원의 판매 리베이트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점에서는 이 리베이트를 공시지원금 외 불법보조금으로 활용, V50을 출시 첫날부터 사실상 공짜에 판매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경고로 현재는 불법보조금 지급이 잠잠한 상태지만 서울 밖 지역에서는 아직도 0원에 거래하는 곳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공짜폰으로 계약을 성사하고 개통을 미루는 곳도 있다. 기기변경, 번호이동을 막론하고 최소 5만~10만원 사이에 판매하는 곳도 눈에 띈다. 휴대폰 커뮤니티 등에는 여전히 V50 빵집을 찾는 문의글과 빵집 좌표를 공유하는 후기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고객은 “하루종일 빵집 찾다가 겨우 찾았다”면서 “○○동 SK 기변 완료했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국내 출시를 약 한 달가량 미뤄 지난 10일 정식 출시된 LG V50은 LG전자가 야심차게 준비한 5G 스마트폰이다. 삼성 ‘갤럭시S10 5G’와 출시 격차가 한 달 이상이 나 LG전자는 초반 구매고객에게 듀얼스크린을 무상 증정하는 등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내걸고 있다. 듀얼스크린의 가격은 21만9000원으로 V50 구매 후 별도의 신청을 통해 수령 가능하다.

LG전자는 듀얼스크린 사용경험 확대로써 고객에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재 듀얼스크린은 중고 시장에서 15만원선에 거래되는 실정이다. 듀얼스크린을 필요로 하지 않는 고객들이 무상으로 받은 제품을 중고로 내놓고 있다. 사용경험을 확대해 듀얼스크린 편의성을 인정받겠다는 LG전자의 기대가 무색해졌다.

당초 LG전자는 듀얼스크린 활용 가능한 V50의 장점으로 ‘멀티 태스킹’을 꼽았다. 듀얼스크린을 장착한 V50을 통해 영화를 보며 출연배우, 줄거리 등을 검색할 수 있고 두 디스플레이를 각각 게임 화면과 컨트롤러로 활용해 실감 나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스크린 자체를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 중인 점을 미뤄, 업계는 V50 듀얼스크린 전략이 한 단계 뒤처진다는 혹평을 내놓기도 했다.

더욱이 V50은 언더글래스 디자인으로 소위 ‘카툭튀’가 없고 후면이 매끄러운 질감이어서 스마트폰을 떨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뒤따른다. 이미 액정 파손을 경험한 고객도 있으며 발열 등 문제를 제기하는 고객도 있다.

다만, 출시 초반 불법보조금 확대로 V50 판매량은 전작(V40) 대비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동안 V50은 4만대 이상 팔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통사 관계자는 “전작 대비 V50 물량이 많이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주 주말에도 보조금이 기습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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