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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직접 체험해본 제로페이, 성공 열쇠는 결제방식 ‘간소화’새 결제방식 도입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효과는 ‘미비’
경제부 고병훈 기자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부담 경감을 위해 도입된 제로페이가 정식 출시된 지 3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12월 시범 서비스 기간까지 더하면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제로페이의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단계지만 ‘제로페이’라는 이름조차 낯설던 초반 우여곡절의 시간을 무사히 잘 넘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제로페이가 대중화되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인다.

서울시의 역점 사업이기도 한 제로페이는 도입 전부터 이용자 확보를 성공 열쇠로 꼽았다. 실제로 가맹점 확대와 이용자 확보를 위해 결제수수료 0%, 높은 소득공제 혜택 등을 내세워 소비자 유인책을 폈다.

제로페이는 매장에 비치된 전용 QR코드를 기존 은행이나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찍으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대금이 이체되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다.

제로페이로 결제 시 판매자가 부담하는 수수료는 연 매출 8억원 이하는 0%, 8억원 초과∼12억원 이하는 0.3%, 12억원 초과는 0.5%이다. 기존 카드결제 수수료보다 0.1∼1.4%포인트 낮다. 소비자 입장에서 제로페이의 최대 혜택은 40% 소득공제율이다. 신용카드(15%)와 현금(30%)의 소득공제율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처럼 다양한 혜택에도 불구하고 제로페이를 성공이라 말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불편한 결제 방식으로 인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제로페이는 매장에 비치된 전용 QR코드를 기존 은행이나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찍으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대금이 이체되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다.

앱에서 제로페이 서비스에 가입한 뒤 은행계좌를 연결하면 사용할 수 있다. 앱을 열고 제로페이 메뉴를 누른 뒤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QR코드를 촬영하고 결제 금액을 입력한 뒤 확인버튼을 누르면 된다.

언뜻 듣기에도 번거로워 보이는 이 결제방식은 소비자들이 제로페이를 외면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실제로 제로페이를 이용한 한 소비자는 “카드나 현금으로 결제하면 10초도 안 걸리는 일이 30초 이상 소요가 됐다”면서 “혜택이 있다고는 하지만 굳이 번거롭게 이용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낮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로페이 장점이 크지 않다”면서 “신용카드 사용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결제 과정마저 번거로운 제로페이를 이용할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달부터 QR코드를 사진으로 찍는 방식에서 소비자가 스마트폰에 QR코드를 생성하면 가맹점이 이를 스캐너로 인식하는 결제 방식(CPM)을 도입했다. 즉 QR코드가 없는 매장에서도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5월부터 전국 편의점 4만여 곳에서도 이용이 가능해졌다. 서울시는 또 신세계, 롯데, 현대 등 대형 쇼핑몰과도 제휴를 논의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로페이 도입 이후 소비자들의 불편 사항을 접수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결제방식이 간소화 된다면 이전보다 한결 편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는 서울시 관계자의 말대로 새롭게 도입된 결제방식을 편의점에서 직접 사용해봤다. 주거래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아직 제로페이에 참여하지 않아 타 은행을 통해 제로페이 결제를 시도했다.

만약 최초 사용자라면 은행 앱에서 제로페이 메뉴로 들어가 최초 가입을 해야 되는데, 시작부터 본인인증 및 비밀번호 설정 등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최초 사용이기에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고 다음 단계를 이어갔다.

이제 가입까지 완료하고 결제를 시도했지만 또 다른 난관이 찾아왔다. 처음 찾아간 편의점에서 제로페이 결제 방식을 알지 못해 한참의 시간이 소요됐다. 물론 가맹점주가 아니었기에 아직 결제가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평일 오전 시간대에 3개월 이상 근무를 해온 근무자는 제로페이 결제 자체를 처음 해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일반 카드로 결제를 마치고 나온 뒤, 20미터 가량 떨어진 두 번째 편의점을 찾아갔다. 이곳에서 마침내 제로페이 결제를 성공했지만 역시나 앞서 일반 카드 결제와 비교해보면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

우선 결제를 할 때마다 은행 앱에 들어가는 과정, 공인인증서 및 로그인, 결제 QR코드 스캔 후 결제금액 입력과 결제비밀번호 입력, 마지막으로 송금이 완료된 뒤 확인 과정까지 거쳐야했다.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결제방식을 간소화했다지만 번거롭기는 마찬가지였다. 아직 결제 방식이 익숙하지 않은 것 일수도 있지만 일반 카드나 현금 결제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제로페이는 이달부터 결제방식의 간소화, 편의점 제휴 등으로 가맹점까지 대폭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그간 서울시는 소비자 확보를 위해 이용자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택했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최대 요구사항인 결제 방식의 간소화를 위해 새 시스템까지 도입했다. 하지만 제로페이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간편한 결제 방식의 도입이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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