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 폐지 후 WM사업부 직원들 격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 사진=NH투자증권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올해로 취임 2년차를 맞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격려 메시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정 사장은 올해 들어 증권업계 최초로 KPI(핵심성과지표)를 폐지하는 등 혁신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KPI란 영업점 직원들의 순영업수익, 고객 수, 영업 할당량 등 정량적인 지표를 바탕으로 한 성과 평가 기준을 말한다.

금융권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이 평가 지표를 정 사장은 과감히 폐지했다. 대신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과정가치’를 통한 평가 체계를 새롭게 도입했다. 

특히 정 사장은 WM사업부 직원들에게 고객 중심의 ‘과정가치’ 정착을 당부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무손익의 책임은 CEO의 몫임을 강조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정 사장은 “여러분의 입장에서도 회사가 달라지는 모습이 보이는 듯해 반가운 적도 있었을 것이고, 여전히 그대로라 불만스러운 면도 있었을 것”이라며 “저는 여러분의 통렬한 비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으니, 언제든지 어떤 방법이든 편히 생각을 말해주셨으면 한다”고 이메일을 시작했다.

그는 “지금 WM사업부는 거대한 범선이 방향을 틀기 위해 굉음을 내고 있는 것 같다. 가야 한다고 생각은 해왔지만 정작 가보지 못했던 항로를 바꾸기 위해서다”라며 “가던 길로 가려던 엄청난 관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항로로 키를 돌리는 과정이 쉬울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정 사장은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상은 ‘우리 고객’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업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행동방식을 만들어 가고 있고, 이것은 큰 변화이기에 치열한 고민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 사장은 “‘과정가치’라 함은 고객만족 서비스라고 생각한다”면서 “그 노력은 회사가 아닌 고객이 평가할 것이며, 우리가 하는 노력이 충분하고 만족스러운지는 ‘고객이 우리를 신뢰하고 우리와 함께 하는가’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끼리 노력을 어떻게 측정하고 어떻게 보상하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고객이 우리를 선택하는가로 우리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정가치’는 고객만족, 더 나아가 고객감동을 위해 필요한 첫 단계이며, 고객의 이야기를 들으러 가는 첫걸음임을 강조했다. 그러므로 ‘과정가치’는 잠시 머무르는 바람이 될 수 없으며, ‘이게 얼마나 가겠어’라는 회의(懷疑)는 접어 둬도 좋다는 뜻을 밝혔다.

정 사장은 “직원들이 고객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느낄 막연함과 두려움에 대해 영업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어온 과정이기에 충분히 이해한다”며 “이 과정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조직이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 사장은 “영업직원의 가치는 진정한 자기 고객의 가치규모로 결정된다는 것을, 저는 30년 경험에서 스스로 목격했고 체화해 믿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 사장은 “여러분이 고객을 열심히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돕고자 치열하게 고민하고 뛰고 있는 한, 결과로서 나타난 재무손익은 제가 책임지겠다”면서 “올해 여러분은, 여러분을 신뢰하고 찾는 ‘여러분의 고객’을 많이 만드십시오. 이것이 제가 CEO로 일하는 동안 여러분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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