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로 당선된 오신환 의원이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9.05.15./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바른미래당이 신임 원내대표에 바른정당계 오신환 의원을 선출하면서 정계에 두 가지 새 바람이 예견되고 있다.

◆주도권 잡은 '유승민계'

오신환(관악구을) 의원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총 투표수 24표 중 과반 이상을 득표해 당선됐다. 새누리당 출신인 오 신임 원내대표는 유승민계 인사로 분류된다.

오 원내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화합과 자강의 길을 가기 위해 통합하고 의원들께 보인 진정성으로 변함없이 최선을 다해 그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열심히 뛰어다니고 단순히 끌려가는 야당이 아니라 힘 있고 강한 야당으로서 대안을 제시하는 야당이 되어서 실제로 국회를 주도해서 이끌 수 있는 그런 바른미래당의 역할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청와대와 자유한국당이 영수회담과 관련해 더 이상 국민들게 얼굴 찌푸리는 일을 그만뒀으면 한다"며 "5대 1이면 어떻고 1대 1이면 어떻나. 방법을 따지지 말고 대화해서 국회를 정상화하는 게 우리 과제다. 그 역할에서 제가 중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경선은 국민의당 호남계로 분류되는 김성식 의원과 유승민계인 오 의원 간 ‘계파’ 선거로 주목됐다. 하지만 오 의원의 당선으로 당권의 중심축도 변화했다. 현재 지도부로 자리하고 있는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당 호남계에서 '안철수·유승민' 연합계로 무게중심이 가해지게 됐다.

특히나 지도부 퇴진을 강조해왔던 오 의원의 당선으로 현 지도부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당 변화의 첫걸음은 현 지도부 체제 전환이라 생각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의원단 워크숍을 열어 총의를 모아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오 의원이 밝힌 의원단 워크숍에서 지도부의 거취가 가닥 잡힐 전망이다.

◆국회 '뜨거운 감자' 패스트트랙 노선 주목

아울러 국회 정국을 마비시킨 ‘패스트트랙’에도 새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선거가 패스트트랙 과정의 갈등으로 인해 진행된 만큼, 오 의원의 포부가 남달랐다. 특히나 오 의원은 당시 사보임 사태의 당사자였다. 오 의원은 "사법부 손을 빌리는 것은 좋지 않은 형태"라면서 "제 사보임 과정에서 너무 억울했고 부당하다는 판단 아래 조치였지만, 국회 내에서 이 부분이 바로 잡혀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오 의원은 패스트트랙 관련해서 "이미 패스트트랙에 태워놓고 의원정수 확대와 같은 얘기가 나오는 것은 불안정한 상태에서 진행됐다는 방증"이라며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의원 정수 얘기 보다 한국당을 참여시켜 여야가 합의해야 선거제는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한국당의 참여 필요성을 언급한데 이어 평화당의 의원정수 확대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기존 지도부와는 다른 노선을 보일 것을 시사한 것이다.

차후 패스트트랙 법안이 표결로 갈 경우 민주당(128석)과 정의당(6석)으로는 과반확보가 어렵다. 결국 패스트트랙의 통과를 위해서 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동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은 오 의원의 당선을 반기는 모양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독선적 리더십의 한계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김관영 전임 원내대표는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불법 사보임을 밀어붙이며 더불어민주당의 패스트트랙 강행에 혁혁한 공을 세운 바 있다”며 “새롭게 선출된 오신환 원내대표의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정당 운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는 시국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 원내대표는 당선 이후 벌써 여러 차례 나 원내대표와 만남을 갖고 있다. 거기에 오 의원의 당선까지 이어지면서 여야 공조가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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