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법요식 안내문을 건네고 있다. 2019.05.12./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일주일 새 여야 3당의 원내대표가 교체됐다. 지난 8일 더불어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이인영 의원이, 지난 13일 민주평화당 신임 원내대표로 유성엽 의원이, 지난 15일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로 오신환 의원이 당선됐다. 이에 올해 들어 한 번도 정상화 된 적 없는 국회에 새 바람이 들 전망이다.

◆이인영vs나경원...거대정당의 협치 기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그간 직설적인 이미지로 야당을 긴장하게 했다. 그러나 원내대표로서의 이 의원은 협상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원내대표로 당선되기 전부터 나 원내대표에 대해 “합리적 보수의 길을 갈 수 있고 보수의 미래가 될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진행된 확대간부회의에서도 “나 원내대표를 비롯해 한국당 차원에서 국회 정상화에 통 크게 나서주실 것을 거듭 요청한다”며 협상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나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를 ‘달창’이라고 표현하는 등, 극우적 발언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는 이에대해 평소 직설적인 이미지와 달리 저격성 발언을 삼가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이와 관련해 “협상을 해야 하는데 대답하기가 참 난처하다”며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야기를 할 때가 있고, 신중해야 하는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여야의 견제보다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치를 우선시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원내대표의 이러한 행보는 나 원내대표의 잦은 회동으로도 보이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나 원내대표와 ‘짜장면 회동’을 가진 후에도 자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지난 15일에도 이 원내대표와 나 원내대표가 회동을 갖고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가진 후 기자들에게 "(지난 8일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후) 우리끼리 언제나 전화도 자주 하고 편안하게 만나자고 얘기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더 자주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나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늘 우리는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했다"며 밝혔다.

다만 아직 두 원내대표 간 의견차는 크게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여야정상설협의체 등 현안 관련 의견을 좁힌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웃음으로 답을 일축했다.

◆바른미래당, 새로운 협상가로 등장하나

이어 이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오신환 의원과도 16일 회동을 가졌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집무실에서 오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특히 오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 대표가 훌륭하고 가식 없는 분이니 국회가 정상화만 되면 허심탄회하게 일하는 국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당이 극단적인 대치 속에 장외에 나가 있는데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데 있어서 이인영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한국당과의 협치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 원내대표는 “두 분 원내대표 양쪽을 왔다갔다 하면서 심부름을 잘 할 수 있다”며 “국민들이 국회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국회 정상화를 위해 대화하고, 한국당도 조건 없이 손잡고 역할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 원내대표도 역시 협치를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은 오 원내대표의 당선을 환대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지난 15일 오 원내대표의 당선 직후 논평을 통해 “독선적 리더십의 한계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김관영 전임 원내대표는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불법 사보임을 밀어붙이며 더불어민주당의 패스트트랙 강행에 혁혁한 공을 세운 바 있다”며 “새롭게 선출된 오신환 원내대표의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정당 운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일단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 협상가를 자처하는 중이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은 (패스트트랙 강행에 대해) 사과하고 청와대는 1대1회담을 고려해야 한다"며 "자유한국당도 조건없이 국회로 복귀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각 당 원내대표가 선출된 지금이 여야 모두 출구전략을 찾을 때"라며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앞장서서 불을 꺼야 할 민주당 의원들은 자유한국당을 자극하는 발언을 앞다퉈 하고 철없는 일들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개탄스럽다. 청와대도 5당이니 뭐니 하면서 불난집에 부채질하는 게 볼썽사납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당에 국회로 돌아올 명분을 줘야 한다"며 청와대와 여당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면서 한국당을 향해서도 "패스트트랙 사태는 한국당이 협상에 임하지 않고 반대만 하며 시간을 끌었던 것도 있다"고 설득했다.

◆민주평화당, 패스트트랙 소신 밝혀

지난 13일 민주평화당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유성엽 의원 역시 당선 직후 패스트트랙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국회 정국의 갑론을박인 패스트트랙에 대해 “의석 수를 316∼317석으로 늘려서 지역구 축소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지방 중소 도시 의석 수 감축 문제가 심각한데 현재 선거구 획정 기준을 인구기준에서 개정해서 행정구역도 주요한 기준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그는 “세비를 동결하더라도 의석 수를 늘려야지 의석 수를 늘리지 않은 현 선거제 개편안은 본회의에서 부결돼야 한다”며 “자유한국당까지 들어오는 합의의 장에서 제대로 된 연동형 비례대표제, 특히 지방 중소도시 의석이 축소되지 않거나 최소화 되는 방향으로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 신임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의원 세비는 동결해도 의석 수를 늘리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면서 “그것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런 반쪽짜리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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