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대규모 적자 기록하던 파생상품 ‘흑자 전환’

(왼쪽부터) 미래에셋대우 김성락 트레이딩 1부문 대표, 김연추 에쿼티파생본부장. / 사진=미래에셋대우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가 인재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조68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조3876억원)에 비해 38.4% 증가한 금액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420억원, 1682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에는 다소 못 미치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증시 침체로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 부진의 늪에서 벗어난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적극적인 인재 영입 효과가 벌써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초 경쟁사인 한국투자증권의 핵심 인력이라 평가받던 김연추 전 투자공학부 팀장(차장)과 김성락 전 투자금융본부장(전무)을 영입해 업계 이목을 끌었다.

특히 투자공학부를 이끌면서 자신이 직접 총괄한 금융투자상품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을 통해 ‘샐러리맨 신화’를 만든 김연추 전 차장의 스카우트에 업계가 한바탕 술렁인 바 있다.

김 전 차장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급여로 1억1100만원, 상여금으로 21억1900만원 등 무려 22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유상호 전 한투증권 대표(20억2800만원)와 그룹 오너인 김남구 부회장(13억1100만원)보다도 많은 수준이었다.

일각에서는 김 전 차장을 영입하기 위해 3년간 1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약속했다는 말이 돌기도 했을 정도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아낌없는 투자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월 트레이딩 1부문 대표(부사장)에 김성락 전 본부장(50)을 임명했다. 트레이딩 1부문 산하 에쿼티파생본부장과 FICC파생본부장으로는 김연추 전 차장(38)과 강현석 전 대신증권 FICC팀장(38)을 영입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이들을 영입한 가장 큰 이유는 ‘파생상품’의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미래에셋대우는 파생상품 부문에서 해마다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파생상품에서 4816억원이나 순손실을 봤다.

국내 최고의 ‘파생상품 전문가’라 불리는 이들의 영입 효과는 올 1분기부터 빛을 발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분기 1조656억원의 파생상품평가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올린 3718억원에서 무려 186.6% 증가한 것이다. 올 1분기 기록한 파생상품평가이익은 지난 한 해 동안 기록한 8588억원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1분기 파생상품평가이익에서 파생상품평가손실을 뺀 순이익도 4492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 1007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결과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올 1분기 실적이 개선된 것은 지난해 4분기 증시 호조로 인한 이익 발생과 주식매매에 따른 평가 이익도 크게 증가했다”면서 “또한 유능한 인재 영입과 트레이딩 부문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미래에셋대우는 1등 증권사의 위상에 걸맞게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들고 있고, 최고의 인재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 수석부회장은 “역량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직원은 누구에게라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성과에 따른 보상을 더욱 강화해 회사와 직원이 성장의 과실을 공유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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