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악수 했으면서 황교안 빤히 보고 지나쳐...유시민 지령?"

(왼쪽부터)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 묘지에서 시민 등의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이 김정숙 영부인을 향해 질타했다.

그는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은과도 공손하게 악수를 하셨던 김정숙 영부인께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께는 악수를 청하지 않고 뻔히 얼굴을 보며 지나쳤다"며 "남북화합 이전에 남남화합을 먼저 이루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진행된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서 김 여사가 내빈과 악수하는 상황에서황 대표는 생략했다는 것이다. 

민 대변인은 "김정숙 영부인이 황 대표 우측의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악수를 한 뒤, 악수를 청하지 않은 채 황 대표 얼굴을 뻔히 쳐다보고 황 대표 좌측으로 넘어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런데도 황 대표는 식이 끝난 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김 여사가 성악을 전공하셔서 그런지 애국가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때 노래를 잘 하시더라는 덕담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황 대표는 의자와 우산, 물병이 날아다니는 속에서도 화합을 위해 광주를 찾았다"며 "손 한 번 잡아주면 되는데 그 손을 뿌리친 모습은 분열과 협량의 상징이 돼 이 정권을 괴롭힐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 대변인은 "페이스북 친구가 댓글로 깨우쳐주기 전엔 미처 깨닫지 못했다. 김정숙 영부인이 황교안 대표와 악수를 하지 않은 것이 '쳐다보지도, 말을 섞지도, 악수도 하지 말라'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지령에 따른 행동이었다는 것을"이라고 적었다.

유 이사장은 지난 12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 문화제 토크콘서트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황 대표가 광주에 올 경우 절대 눈을 마주치지 않고 말을 붙이지 않고 악수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은 광주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기념식에 입장하며 내빈석에 앉아있던 여야 당대표 등과 악수했다. 황 대표에게는도 "잘 오셨습니다.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고 인사했다. 하지만 몇 미터 뒤에서 따르던 김 여사는 황 대표와 악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김 여사가) 일부러 황 대표와의 악수를 건너뛴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김 여사가 문 대통령과 함께 입장하는 중이었고, 문 대통령의 속도에 맞춰서 걷다 보니 악수를 하지 않고 지나가게 된 것"이라며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그렇게 된 것일 뿐, 일부러 황 대표와의 악수를 건너뛴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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