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코오롱 인보사 사태가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이웅렬 전 코오롱 회장에 대한 책임론도 같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급기야 인보사에 대한 법적 소송이 진행될 전망이다. 

'인보사 사태'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본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들이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 등을 검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20일 제일합동법률사무소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 100여명은 이번 주 중 회사 및 경영진을 상대로 형사 고소 및 민사 소송을 낼 예정이다.

코오롱이 미국 내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의 관절염 치료제'인보사 케이주'의 성분이 뒤바뀐 것을 2년 전에 알고서도 숨긴 것에 대해 '괘씸'하다는 것.

일부 소액주주들은 코오롱티슈진·생명과학이 지난 2017년 3월 인보사의 미국 내 위탁생산업체인 '론자'사로부터 인보사 주성분 중 연골세포가 실제로는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293유래세포)라는 검사 결과를 통보받고도 그동안 이를 은폐해왔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법률 사무소의 최덕현 변호사는 "늦어도 오는 24일까지 회사와 전·현직 경영진을 대상으로 검찰 고소 및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코오롱티슈진의 사실상 모회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의 사내이사 회장직을 작년까지 맡았던 이웅열 전 회장도 고소 대상에 넣기로 했다.

그동안 이 전 회장은 인보사에 약 19년간 1,100억원을 쏟아붓고 '내 인생의 3분의 1을 인보사에 투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각별한 애정을 거침없이 드러낸 바 있다.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는 이 전 회장의 대표 업적 중 하나로 손꼽힌다. 아직 인보사의 성분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 전 회장은 이와관련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전 회장이 사태가 확산 될 것을 알고 일찌감치 사퇴를 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실제로 이 전 회장은 인보사 사태가 터지기 약 넉 달 전인 작년 11월 말 돌연 경영 퇴진을 선언, 퇴직금으로 411억원이나 챙겨 물러났다. 

'아름다운 퇴진'이라는 칭송을 받고 자리에서 물러났던 이 전 회장 사퇴가 '먹튀'논란으로 한순간 뒤바꼈다. 

최 변호사는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 주성분이 뒤바뀐 사실을 인식하고도 이를 숨기고 2017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등 최근까지 다수의 허위공시를 해 투자자에게 피해를 준 것으로 보인다"며"이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나 자본시장법 위반 등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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