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협상 지연에 뒷말 ‘무성’…롯데지주 “향간 의혹은 사실무근”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롯데카드 매각을 둘러싸고 ‘파킹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롯데지주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 한상원 대표의 검찰 고발이라는 변수와 노조 반대 등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면서 지난 13일 우선협상 만료 기간까지 본계약을 끝맺지 못했다.

특히 한 대표의 고발건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인수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는 초대형 악재이다. 여기에 최근 롯데카드 노조도 한앤컴퍼니로의 매각에 반대하는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는 등 한앤컴퍼니와의 협상을 강행하기에 무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든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 하나금융지주를 유력한 인수대상 후보로 전망했으나, 롯데지주는 예상을 깨고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앤컴퍼니는 본입찰에 참여했던 경쟁사들에 비해 높은 가격을 제시해 롯데지주의 선택을 받았다. 인수금액은 한앤컴퍼니가 롯데카드 지분 80%를 1조4400억원에 인수하고, 향후 협업을 위해 한앤컴퍼니가 지분 80%, 롯데가 20%를 가져가는 형태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롯데지주가 한 대표의 고발건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사모펀드에 롯데카드 지분을 일단 넘긴 후 향후 지주사 요건을 갖춰 이를 다시 사들이기 위함이라는 ‘파킹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한 대표에 대한 고발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전인 지난 3월에 이뤄졌다. KT 새노조와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지난 3월 서울중앙지검에 황창규 회장 등 KT 고위 관계자들과 한 대표를 함께 고발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던 롯데지주가 사전에 이를 몰랐을 리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롯데카드를 우리금융이나 하나금융 등 금융사에 매각한다면 이를 되찾아 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한 대표가 검찰 수사 결과와 법원의 판단에 따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무리하게 한앤컴퍼니를 선택한 것은 ‘파킹의혹’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롯데지주 관계자는 “우선협상기간을 넘기긴 했지만 한앤컴퍼니와의 협상을 조율하는 단계”라면서 “현재 한앤컴퍼니 외 다른 인수후보자와 협상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파킹의혹도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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