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10시께 서울 구로구 구로동의 한 술집 앞에서 여성 경찰관이 난동을 부리던 취객을 제압하고 있다./사진=서울 구로경찰서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대림동 여경’ 논란이 연일 화제인 가운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당사자 A 여경에 대한 옹호로 입을 모았다.

‘대림동 여경’ 논란은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대림동 경찰관 폭행사건'이란 제목의 동영상으로부터 촉발됐다.

이 영상은 2인 1조의 남녀 경찰관이 지난 13일 밤 서울 구로구 구로동(실제 사건이 일어난 곳은 대림동이 아니라 구로동으로 밝혀짐)의 한 술집에서 난동을 부리는 남성 주취자 2명과 대치하는 장면이 녹화됐다. 문제가 된 점은 이 때 여경 A씨가 남성 주취자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는 모습이 포착된 점이었다.

이에 ‘여경 무용론’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퍼지자 경찰은 당시 현장의 풀영상을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다. 결국 경찰에 따르면 A 여경은 현장 대응 메뉴얼에 따라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경 채용 확대 비난과 체력 검정 기준을 남성과 동일하도록 바꾸자는 의견이 올라오는 등, ‘여경 무용론’이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에 대해 현장에 도착한 교통경찰관은 2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명예를 걸고 말하는데 현장에 도착했을 때 여경이 완전히 제압하고 있었고 수갑을 줘서 내가 한쪽은 채우고, 다른 손은 여경하고 같이 채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경이 (취객의) 상체를 완전히 무릎으로 제압을 하고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수갑을 채운다는 게 혼자는 정말로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 출신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남성 경찰관도 무술 유단자라 하더라도 취객 한 분을 혼자서 제압하기 대단히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대 교수 재직 전 일선에서 경찰 생활을 했던 표 의원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장을 잘 모르는 분들이 할 수 있는 말”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표 의원은 “술 드신 분들은 신체가 일반적인, 정상적인 상태보다 합리적이지 않은 상태로 저항을 많이 해 자칫 잘못하면 그 취객이 다칠 수가 있다”며 “그것만 따로 놓고 해당 경찰관에 대한 자격 유무나 여성 경찰관 전체로 확대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표 의원은 이번 논란이 ‘여경 무용론’으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세계 경찰의 흐름에 전혀 어울리지 않고, 역행하는 말”이라며 “경찰 업무의 70% 이상은 사실 소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연구를 보면 남성-남성 2인조가 현장 출동했을 때보다 남성-여성 2인조가 출동했을 때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비율이 훨씬 낮아진다는 보고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논란에 결국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입을 열었다. 그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경찰청사에서 을지연습 준비 보고 회의를 열고 “해당 여성 경찰관은 역할을 다했다”고 일축했다.

원 청장은 “일선 서장들도 현장 공권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잘 챙기고 노력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해진다.

아울러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도 이에 대해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여경 불신을 해소하려면 부실 체력 감사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며 “최근 대림동 여경 논란이 여경 무용론으로 확산하는 것은 이처럼 여경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