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온라인 게임 '로스트아크'를 앞세운 스마일게이트의 행보가 계열사인 스마일게이트알피지 상장을 이끌지 이목이 집중된다.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현재 상장 준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 등에 관해서는 조심성이 보인다. 동종 업계 상장 분위기 등을 고려해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게임업계 IPO(기업공개)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상장을 추진하다 철회했으며 같은 해 말, 그리고 최근 상장한 게임 관련사들은 증권 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판호 발급과 관련한 중국 시장 이슈도 민감하다.
이에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주력 게임인 ‘로스트아크’로 시장 분위기를 바꿔 상장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올 초 증권사 10여곳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며 본격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했으나 상장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미정인 상태다.
통상 상장 작업은 빠르면 최소 5개월에서 1년 이상도 걸리는 작업이다. 주관사가 선정되면 대략적인 상장 일정이 확인될 수도 있지만 정확한 일정은 상장 추진 기업의 의사가 100% 반영된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현재 상장 주관사 선정 중”이라며 “최종적으로 결정되면 일정도 나올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의 첫 IPO(기업공개) 타자인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지난해 연매출 333억원을 낸 MMORPG 전문 개발사다. 2015년 12월 지주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에 편입됐으며 지난해 11월 7일 PC MMORPG 로스트아크를 출시했다.
7년 이상의 개발력이 들어간 로스트아크는 PC 게임 시장에서 주목받기 어려운 MMORPG 장르임에도 전체 PC방 순위 최대 3위를 기록, 오픈 일주일 만에 동시 접속자 수 35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초반 흥행에도 로스트아크의 PC방 점유율은 최고 14.02%에서 현재 2.14%(9위, 게임트릭스 기준)로 내려앉았다. 출시 후 지속된 대규모 업데이트에도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2007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매출로 꾸준히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은 2000억원대에서 2015년 6004억원으로 늘어 2016년 6618억원, 2017년 6293억원으로 한 차례 역성장에 봉착했으나 지난해 7732억원으로 다시 뛰어올랐다.
그룹 전체를 봤을 때 크로스파이어에 대한 의존도는 80~90%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마일게이트알피지의 경우 2015년 12월 편입 이후 지속 영업적자인 상태다.
이렇다 보니 스마일게이트알피지가 올해 또는 내년 상장할 수 있을지 예측 또한 설왕설래다. 다만, 로스트아크는 올해 안정적인 비즈니스모델(BM)로써 스마일게이트알피지의 실적 반등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또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현재 모바일 로스트아크도 개발 중에 있다.
올해 게임업계 IPO 물망으로는 스마일게이트알피지를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넷마블네오 등이 꼽히고 있으나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상장과 관련해 신중 또 신중한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주관사 선정 후 상장예비심사까지 신청했으나 상장 추진을 철회한 바 있다. 게임 개발, 기업의 인수합병(M&A) 등 과제를 우선 추진하기 위한 결정이었으나 일각에서는 당해 회계감리 지연을 사유로 철회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상장 추진계획과 관련해 “대내외적인 상황과 시점을 고려해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늘(20일) 종가 기준, 지난해 하반기 상장한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베스파는 시초가(3만3400원) 대비 31% 떨어진 2만2900원에 장을 마쳤고 지난 7일 증시 입성한 게임 개발사 SNK는 시초가(3만6400원) 대비 3.7% 낮은 3만5050원에 거래를 끝냈다.
베스파는 올해 3월 이후 3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SNK는 지난 9일 최고가 3만8450원을 기록했다가 지난주 하락세, 금주 들어 회복하는 등 게임 관련주가 불안정한 상태다.
여기에 지난해 초부터 중국 당국이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중단하면서 국내 게임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국은 지난 3월 외자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재개했으나 한국 게임은 아직 직접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OBT(베타테스트)로 출시한 로스트아크가 현재 안정적인 사업모델로서 서비스되고 있다”면서 “PC 게임 파이 안에서 MMORPG 장르는 로스트아크가 유일해 지속적인 플레이가 이뤄진다면 적자 탈출 기회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