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새로운 노무현'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고 있다. 2019.05.18./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가하는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불참하게 됐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공식 추도식이 오는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엄수된다.

노무현재단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직접 그린 고 노 대통령의 초상화를 유족 측에 선물할 예정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작년 12월 경 노무현재단에 노 대통령의 초상화를 제작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번 추도식 참석도 부시 전 대통령 측이 먼저 참석 의사를 밝히면서 성사됐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10년 발표한 회고록 <결정의 순간들>에서 "2009년 그의 갑작스런 죽음을 접하고 깊은 슬픔에 빠졌음을 밝히고 싶다"며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애도를 표한 바 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 이사장은 이번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유 이사장은 자신의 팬클럽인 ‘시민광장’ 회원들에게 보내 모친의 별세 소식을 알렸다.

유 이사장은 ‘어머니의 별세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제 어머니가 여든 아홉해를 살고 세상을 떠나셨다. 어머니는 병상에 계셨던 지난 2년 반 동안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감과 자부심을 여러 차례 표현하셨다”며 “마음 속으로 ‘서동필 어머니,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해 주신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불참하게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경남도지사 역시 22일 “제 스스로 이번 추도식을 탈상하는 날로 생각하고 준비해 왔지만 어려워졌다. 탈상은 다시 뒤로 미뤄야 할 것 같다”며 불참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님이 서거하신 이후 처음으로 추도식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항소심 재판 일정과 겹쳤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마음이 아프고 속이 상한다. 하지만 어쩌면 이것도 제가 이겨내야 할 운명 같은 것”이라며 "제가 가지 못하는 대신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대통령님을 뵈러 오실 것”이이라고 믿었다. 이어 “‘새로운 노무현’이 되려는 ‘깨어있는 시민’들이 봉하를 가득 메워주실 것으로 믿는다. 그분들 모두가 ‘마지막 비서관’이고 대통령님의 ‘동지(同志)’”라고 맺었다.

김 지사는 지난해 경남지사 출마 선언 당시에도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바 있다.

그러나 추도식이 열리는 23일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 항소심 공판 출석이 겹치면서 추도식에는 불참하게 됐다.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의 10주기를 이틀 앞둔 21일 여의도 당사 앞에서 ‘목포에서 봉하까지 민주주의의 길 출정식’을 열었다.

이해찬 대표는 이 자리에서 “두 분이 살아온 정치적 삶을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며 “슬픈 현대사, 보람찬 현대사를 잘 둘러보시고 현대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좋은 대장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추도식에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정당대표가 자리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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