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인 23일 노 전 대통령의 전속 사진사였던 장철영 씨가 청와대 재임과 퇴임 시 찍었던 대통령의 일상생활을 비롯한 미공개 사진 40여 점을 공개했다. 사진은 지난 2007년 9월 13일 청와대 본관 잔디밭에서 업무를 마친 후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19.05.23./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서거 10주기를 맞았다. 이에 야권에서 나오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주목된다.

야 4당은 23일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를 언급하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노 전 대통령을 왜곡하고 조롱하는 세력은 적대적 공생을 통해 자신들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있다”며 “이념과 진영을 떠나 그분이 남겨놓은 꿈을 새롭게 이어가는 것이 우리 정치권에 주어진 과업”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최 대변인은 “지난 정권 경력은 훈장이 돼 그들만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고 있고 추모를 위한 행사는 대선 출정식 아닌지 혼란스럽다”며 “기득권과 싸워왔던 노무현 정신은 사라지고 그 이름만 팔아 자기장사하는 사람이 넘쳐나고 있다”고 민주당을 꼬집기도 했다.

평화당 장정숙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평화당은 오늘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다시 한 번 그 높은 뜻을 되새긴다”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장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을 “국민이 정치에 기대하는 정의로움을 이해하고 실천한 정치인"이라며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지역주의와 권위주의 극복을 위해 노력했고 수구 족벌언론과 싸운 대통령"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장 대변인은 "생전 이루고자 했던 사람 중심의 세상, 서민이 살 만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상무위원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엄숙한 마음으로 맞이한다"면서 "정의당은 추모와 기억에 그치지 않고 정치개혁, 복지국가, 노동존중이라는 새로운 노무현의 길을 가겠다.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을 국민과 함께 실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오늘 정의당 지도부 전원은 봉하로 향해 추도식에 참석한다"며 "이번 추도식의 주제는 '새로운 노무현'이다. 슬픔의 10년을 뒤로 하고, 이제는 노 전 대통령이 그렸던 정의로운 나라를 향해 나아가자는 결의가 담긴 슬로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봉하 가는 길이다. ‘새로운 노무현’을 만나러 간다”고 언급했다. 심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무현이 못다 이룬 정치개혁의 꿈, 모든 시민과 함께 이뤄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는 지난 8개월간 정치개혁특별위원장으로 일하면서 노무현 대통령님과 함께 있었다. 제가 경제·민생 분야에서 각을 세울 때는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정치개혁의 선구자 노무현을 만났다”고 그를 추억했다.

자유한국당은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대신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를 통해 "본인의 신념과 현실의 충돌 앞에서 용감한 결단을 내렸던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이 유독 떠오르는 요즘"이라며 "노 대통령을 정신적으로 계승했다는 문재인 정부는 오늘 하루만큼은 참여정부의 정책적 유연성을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또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전날인 지난 22일 “한국 우파들이 박근혜 프레임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허우적대듯이 한국 좌파들은 노무현 프레임에 갇혀 좌파 광풍 시대를 열고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라야 어찌 되든 말든 자기들 프레임에 빠져 대통령까지 나서서 진영 논리로 서로 삿대질하는 것이 한국 정치의 현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은 23일 이날 오후 2시 봉하마을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 제1 야당인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지난 22일 “황교안 대표가 마땅히 추도식에 참석해야 하나 현재 진행 중인 민생투쟁 대장정 일정으로 불가피하게 참석할 수 없게 됐다”며 “이에 조경태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참석시켜 예를 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는 조경태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신보라 최고위원, 박명재 의원, 김해 지역구 홍태용(김해갑), 서종길(김해을) 원외 당협위원장 등의 한국당 대표단이 참석하게 됐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추도사를 통해 "인권에 헌신하며 친절하고 따뜻하며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한 분을 생각하며 그림을 그렸다"며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 초상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10년 펴낸 회고록 '결정의 순간들'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언급하며 "2009년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접하고 깊은 슬픔에 빠졌음을 밝히고 싶다"고 쓴 바 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 이사장은 이번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유 이사장은 자신의 팬클럽인 ‘시민광장’ 회원들에게 보내 모친의 별세 소식을 알렸다. 이에 유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불참하게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경남도지사 역시 불참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해 경남지사 출마 선언 당시에도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바 있다. 그러나 추도식이 열리는 23일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 항소심 공판 출석이 겹치면서 추도식에는 불참하게 됐다.

이날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 등 유족과 문희상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정당 대표, 민주당 이인영·바른미래당 오신환·민주평화당 유성엽·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등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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