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전주시라선거구 전주시의원 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실시된 29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주민센터 1층 회의실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기표소로 들어서고 있다. 4.3 보궐선거 투표는 29일과 30일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2019.03.29./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여야가 2020년에 치러질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조심스럽게 윤곽을 내비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나 이번 총선은 탄핵으로 교체된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대한 심판인 동시에, 지난 총선에서 참패를 맛봤던 보수 진영의 재평가를 의미하기에 출마 인물이 더욱 주목된다.

◆여권, 세 '잠룡'...임종석·유시민·조국

총선을 위한 여권의 잠룡으로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조국 민정수석 등이 언급되고 있다.

여권에서는 임 전 실장이 오는 21대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만약 임 실장이 내년 21대 총선에 출마한다면 과거 제 16대·17대 국회에서 서울 성동구 지역구 의원을 지내온 만큼, 서울 종로, 중구, 성동구 등의 지역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과거 의원 때와는 정치적 위치가 달라진 만큼 아무래도 당이 필요로 하는 지역에 출마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다른 잠룡으로는 유 이사장이 언급되고 있다. 유 이사장은 차기 대선 후보자 지지율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도 여전히 정계가 주목하는 인사로 남았다. 특히 유 이사장은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으로부터 정치 재개를 채근받자 "원래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답했다. 이에 사회를 맡은 김어준 총수는 "남이 깎아달라는 것"이라고 거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20일 "상당히 발언이 정치를 하는 쪽으로, 대통령 후보가 되는 쪽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박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유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달 팟캐스트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대담할 때 내가 '앞으로 대통령이 돼도 나와 단독 면담을 하자'고 하니 (유 이사장이) 웃으며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며 "농담을 가장해서 (정계복귀 쪽으로) 상당히 진전되고 있구나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질문을 잘못 알아들었다”고 해명했다.

유 이사장은 21일 KBS ‘오늘밤 김제동’에 출연해 “무대에서 잘 안 들려서 같이 대화하던 분들의 말씀을 잘못 알아들었다. 그래서 재치있게 대답한다고 한게 그렇게 된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2013년 2월에 정치를 떠난다고 SNS에 글을 올린 후로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다시 공무원이 되거나 공직선거에 출마하는 일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단 한 순간도 다시 한번 (정치를) 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없었다”고 정계 복귀설을 재차 부정했다.

유 이사장의 정계복귀를 여권에서는 반기고 있다. 다만 유 이사장이 여러 차례 부정을 해온 만큼 총선 출마는 아직 미지수로 남았다.

조국 청와대 민정 수석 역시 여권에서 반기는 ‘잠룡’ 중 하나다. 이에 대해 당내 중진인 우상호 의원은 20일 "조국 수석은 2012년부터 계속 권유했지만 거절했고 (내년에도) 안하고 싶어 하겠지만 어떻게 설득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내년) 2월, 3월 중 예비자원들을 어떻게 어디에 배치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가를 검토할텐데 정말 필요하면 당이 설득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이사장과 조 수석에 대해 양정철 민주정책연구원장은 "우리 당에는 다음 대선에 잠재적으로 활약할 수 있는 분들이 차고 넘치지만, 두 사람이 가세를 해서 열심히 경쟁하면 국민들 보기에 얼마나 안심이 되겠느냐"며 정계 복귀를 촉구했다.

그는 지난 18일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행사가 열린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토크콘서트 자리에서 "유 이사장이 마흔일곱에 보건복지부 장관을 했는데, 벼슬을 했으면 그에 걸맞은 헌신을 해야 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이낙연 국무총리 역시 총선을 앞두고 역할론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심부름을 시키면 따를 것"이라고 여지를 남겨뒀다.

이 총리는 지난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역할을 요구할 생각도 없고 기획할 마음도 없다"면서도 "원칙적으로 정부여당에 속한 사람이어서 심부름을 시키면 따르겠다"며 이같이 드러냈다.

다만 이 총리는 "총선 역할론이나 대선주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보도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이어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마음의 준비도 그렇게 단단히 돼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대권후보로 거론되던 인물 중 하나다. 그만큼 인지도가 높고 지지자가 견고한 이 지사에게도 총선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앞서 각종 논란으로 한 차례 휘청였던 이 지사는 직권남용·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1심 전면 무죄선고를 받았다. 이에 향후 있을 재판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아 여당의 총선을 이끌 수 있는 인물 중 하나로 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보수야권, 독자적 노선으로 나뉘나

보수에서도 총선의 실마리가 하나씩 풀리는 모양새다. 특히나 이인제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1일 내년 4·15 총선 출마의사를 시사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논산시청 출입기자단 화요저널과의 오찬을 통해 “모든 걸 내려놓고 시민들 뜻을 받들 수 있는 길을 찾겠다”며 보수 결집을 내세웠다.

이 전 의원은 “난세를 바로잡으려면 보수 세력이 결집해야 한다. (자신이)이런 역할을 하겠다”며 “보수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개혁적 보수로 변화하고 있지만, 진보는 시대적 흐름과 다르게 극단적으로 나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자유한국당으로의 출마를 내비쳤다.

반면 범야권의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는 “내년 총선 때 살아남을 가능성이 낮다고 자유한국당에 다시 들어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자유한국당으로의 복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유 전 대표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동국대에서 열린 ‘토크 버스킹’ 행사에 참석해 ‘우리가 함께 만드는 미래’란 주제로 강연을 “지금 (바른미래당)상태로 간다면 내년 총선이 어렵다는 점은 100% 인정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대표는 특히 “손학규 대표와 필요하면 언제든지 만나겠다”며 총선에 출마해도 바른미래당으로의 출마를 시사했다.

그러면서 유 전 대표는 총선에서 다른 당과 연대를 꾀할 것이냐는 참가자의 질문에 “김대중ㆍ노무현 정권보다 경제, 안보, 복지, 교육 등을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했는데 이명박ㆍ박근혜 정권 9년을 겪으니 거기 있던 제가 부끄러울 정도였다”며 “저는 최순실 사건 전에도 보수가 이렇게 하면 국민이 버리고 망한다고 생각했다. 저쪽이 나아 보인다고 기웃거리면 국회의원 한두 번은 더 할 수 있겠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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