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당기순이익 전년比 82% 감소…내부 긴장감 ‘고조’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올 1분기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은 한화생명(차남규·여승주)이 금융감독원 종합검사로 내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82.5% 감소한 232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한 377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이 ‘어닝 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인데 비해 삼성생명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 4473억원, 교보생명은 285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7%, 54% 급증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대손충당금 적립과 해외주식 투자손실 등 일회성 요인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부활한 금감원 종합검사에서 생보사 첫 종합검사 대상으로 선정된 한화생명은 지난 23일부터 약 열흘간 사전 종합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전 종합검사가 끝나면 오는 6월17일부터는 4주간 본 검사를 받게 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즉시연금 미지급금 일괄 지급 권고를 거부하고 사태를 법정으로 끌고 간 삼성생명이 종합검사 대상 1순위로 거론됐지만, ‘보복성 검사’ 논란이 커지자 한화생명을 생보사 1호 대상으로 선정했다.

현재 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즉시연금 미지급금은 삼성생명이 4300억원(5만5000건)으로 가장 많고, 한화생명이 850억원(2만5000건)으로 뒤를 잇고 있다. 당국은 최근 논란이 된 즉시연금 등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들은 종합검사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을 밝히면서, 즉시연금 미지급 건으로 소송이 진행 중인 한화생명 입장에선 부담을 줄인 상황이다.

하지만 한화생명은 올 1분기 실적 악화를 기록하는 동안 대규모 투자 손실을 겪는 등 자본 건전성에도 문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보험사의 재무적인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RBC(지급여력)비율도 212.2%로 빅3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RBC비율은 각각 314.3%, 311.8%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감원 종합검사는 10명 이내의 검사반원이 1∼2주일 동안 특정 사안만 점검하는 부문검사와 달리, 20∼30명의 인력이 한 달 넘게 투입돼 해당 금융회사의 전반을 들여다 본다”며 “한화생명의 경우 즉시연금 등 소송건이 검사 대상에서 빠지긴 했지만 당국이 철저하게 검사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내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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