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부문 강화 힘입어 순이익 고공행진...전폭적인 그룹 지원으로 위상 높아져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하나금융투자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의 경영능력이 재부각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3월 두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금융투자 산업 특성상 증권사 수장 자리는 실적에 크게 좌우된다. 그런 점에서 이 사장은 실적으로 임기를 보장 받았고, 지난해 그룹으로부터 실탄까지 충전받았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원 컴퍼니 협업체계의 시스템화'를 통해 투자금융(IB)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IPO, ECM, DCM 등 전통IB 부문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기업금융부문의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복합 점포를 확대해 영업력을 한층 강화했다. 정춘식 KEB하나은행 부행장(개인영업그룹장)은 하나금융투자 부사장(WM그룹장)을 겸직하고 있다.

실제로 IB 부문 실적이 괄목할 정도로 개선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세전순이익을 기준으로 올해 1분기 투자금융(IB) 부문에서 557억원을 달성했다. 세일앤트레이딩(S&P) 부문 531억원보다 26억원 더 많다. 전체 세전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IB가 62.6%를 기록했고 S&P는 59.7%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증권사들은 S&P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IB부문의 실적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1분기 세전순이익은 IB가 246억원, S&P가 342억원이었다. 그 비중은 각각 36.1%, 50.1%였다. 1년 새 IB부문의 비중이 26.6%포인트 상승했다.

연간 실적을 보면 IB부문은 세전순이익이 2017년 590억원에서 지난해 1160억원으로 96.5% 크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동안 S&P는 822억원으로 2.8%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5년 IB부문 실적은 413억원에 불과했다. 3년만인 지난해 실적이 300% 가까이 개선된 것이다.

증권사들은 경기변동에 민감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비중을 낮추는 대신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IB와 자산관리(WM)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IB부문의 실적개선에 힘입어 전체 수익이 증가하는 추세다.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419억원에서 올해 623억원으로 48.7% 증가했다. 연간 순이익도 2016년 866억원, 2017년 1463억원, 지난해 1516억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궁극적으로 IB를 강화하려면 회사 곳간이 텅 비어있으면 안된다.

이 사장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그룹으로부터 총 1조2000억원의 자본을 수혈받은 게 그 반증이다. 지난 3월말 기준으로 이 회사의 자기자본은 3조2676억원이다. 3조원 이상 자본을 보유한 대형 증권사가 되면서 대규모 딜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3월말 기준으로 순자본비율(NCR)이 1003.3%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위험투자 금액 대비 자본비율로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파악하는 기준이 된다. 두차례 증자로 인해 NCR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김정태 회장은 금융투자업에 대한 이해도가 남다르다. 김 회장은 2006년 11월부터 2008년3월 하나은행장이 되기 전까지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 사장을 역임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3연임에 성공, 오는 2021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이진국 사장이 취임한 이후 IB부문 인력이 크게 늘었고 수익도 크게 증가했다. 자기자본 3억원이 넘으면서 할 수 있는 사업이 많아졌다. 올해 이어 내년에 사업을 잘해서 수익을 늘린 이후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초대형 IB로 발돋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진국 사장은 1956년생으로 경기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12월 대우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롯데그룹을 거쳐 1991년 신한증권에서 금융투자업을 본격화 했다. 그는 신한증권 법인영업본부장, 굿모닝신한증권 경영지원본부장과 리테일사업본부장을 거쳐 2009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에 올랐다. 하나금융투자에는 2016년 3월 영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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