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한 국내 첫 민간축제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 SOVAC)'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나와는 아주 반대인 사람을 만나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8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 밸류 커넥트 2019’(SOVAC)의 마지막 세션인 ‘Social Value, 미래 인재의 핵심 DNA’에서 한 참석자로부터‘회장 최태원이 아닌 인간 최태원이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게 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자연인으로 대답하려니 고민이 된다”고 입을 뗀 뒤 잠시 망설이다 과거의 자신을 회상하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최 회장은 “회장으로 취임했던 21년 전 IMF(국제통화기금)사태, 아시아 금융위기가 있었고 상당히 어려웠다. 나는 착한 사람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지독한 기업인이었고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솔직히 공감 능력이 제로였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까. 사람을 보지 않고 모든 것을 일로 봤다. 그러다보니 내 가슴이 텅 빈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때 나와 아주 반대인 사람을 만났다”며 “돈 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모든 이슈도 오직 사람만을 향하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을 관찰해보니 내가 잘못 살아온 것 같았고 그때부터 새로운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 사람의 공감 능력을 배워서 세상 문제에 대해, 사람에 대해 다가가는 방법은 무엇이고 사회적 기업이란 무엇인지를 배우기 시작했다"며 "그 따뜻한 감정의 형태를 전해 받고 사회적 기업의 문제점이 뭔지 측정 방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언급한 '나와 아주 반대인 사람'이 김희영 티앤씨(T&C)재단 이사장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날 행사에 김 이사장도 참석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은 공식행사에 함께 모습을 드러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서 김 이사장은 제일 앞자리에 앉았다. 김 이사장은 2017년에 최 회장과 티엔씨재단을 공동 설립했다. 

티엔씨재단은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장학·교육 사업을 벌이는 공익재단으로 서울 용산에 본사를 두고 있다. 티엔씨재단의 이름은 최 회장과 이름 영어 이니셜인 'T'와 'C'를 따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재단에 20억 원을 출연했다. 

앞서 최 회장은 2015년 김 이사장과의 사이에 딸이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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