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앨리스’ 원작·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요코오 타로(왼쪽에서 두 번째), 마츠오 료키(왼쪽에서 세 번째) 포케라보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30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넥슨 미디어 쇼케이스에 참석해 인터뷰 시간을 갖고 있다./사진=고은별 기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친숙한 동화 속 캐릭터에 ‘비열’, ‘폭력’ 등 선정적인 키워드를 부여해 RPG 게임으로 탄생시킨 일본의 게임 제작자 요코오 타로(Yoko Taro). 콘솔 게임 ‘니어 오토마타’를 글로벌 흥행작으로 올린 그가 2017년 일본에서 발매한 ‘시노앨리스’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

넥슨은 7월 18일 일본 유명 개발사 스퀘어에닉스·포케라보가 개발한 신작 모바일게임 시노앨리스를 한국 등 6개국에 서비스할 계획이다. 30일 넥슨 미디어 쇼케이스에 참석한 요코오 타로는 “한국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할 생각하니 행복하다”며 소감 및 게임 탄생 비화를 전달했다.

시노앨리스는 요코오 타로의 독특한 세계관을 재해석한 다크 판타지 RPG다. 동서양 동화 속 주인공이 자신의 이야기를 만든 작가를 부활시키기 위해 전투하는 차별적인 스토리를 갖췄다.

2017년 일본에 출시된 시노앨리스는 현지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석권하고 누적 이용자 수 400만명 이상을 기록, 현재까지 마켓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시노앨리스 원작·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요코오 타로는 일본에서도 확고한 개성과 작품관을 지닌 제작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인간 내면에 잠든 어둡고 비극적인 인성을 끌어내는 이야기 구성으로 유명하다.

그는 니얼 오토마타에 등장하는 ‘에밀’ 캐릭터 가면을 쓰고 이번 쇼케이스 인터뷰를 진행했다. 요코오 타로는 시노앨리스의 캐릭터에 대해 “인간이 갖고 있는 감정을 과장해서 표현한 것”이라며 “인간의 편향적인 속성을 키워드로 뽑아냈다”고 밝혔다.

다음은 넥슨 미디어 쇼케이스에 참석한 요코오 타로와 포케라보의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츠오 료키의 인터뷰 주요 내용.

Q 동화 속 주인공이 작가를 부활시킨다는 스토리 콘셉트의 탄생 배경은.

요코오 : 동화를 모티브로 한 게임은 사실 스퀘어에닉스 쪽에서 먼저 제안하게 됐다. 저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어서 스퀘어에닉스에서 하라면 할 수밖에 없는 노예다. 캐릭터가 작가를 부활시키기 위해 죽고 죽이는 관계인데, 저와 스퀘어에닉스의 애증 관계가 반영돼 있다고 보면 된다. 농담으로 생각해달라.

Q 게임 속 앨리스는 ‘속박’, 백설공주는 ‘정의’ 등 단어를 통해 소설을 이끌어나간다. 스토리 기획은 어떤 과정에서 이뤄졌는지.

요코오 : 각각의 캐릭터가 갖는 키워드는 인간이 갖고 있는 감정을 과장해서 표현한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평범하다고 보지만 편향적이고 일그러진 게 있다. 인간 속성을 각각의 키워드로 생각해 만들었다.

Q 각 캐릭터별 시나리오 작업 과정은 어떻게 구분되나.

마츠오 : 기본적으로 저와 요코오 타로는 플롯(plot)만 작성하고 또 다른 시나리오 작가가 나머지 전부를 작성하고 있다. 요코오와 시나리오에 관해 잡담 비슷하게 장시간 이야기 한 뒤 결정한다. 틀을 만들고 그 이후 스토리를 구체화해나가고 있다.

Q 앨리스의 ‘파란 리본’과 같은 일러스트의 과감함이 돋보이는데, 일러스트 콘셉트는 어떤 식으로 잡았나.

요코오 : 전체적인 일러스트는 현대인들이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생각하며 만든 것 같다. 동화 속 신데렐라는 아무리 괴롭힘을 당해도 꿋꿋이 버티는데 게임 속 신데렐라는 비열하고 폭력적이다. 사실 제 게임에는 여성 캐릭터가 굉장히 많이 등장하는데 하나같이 터프하고 와일드하고 다소 폭력적인 캐릭터다. 주변 여자 친구들이 강하고 터프하다 보니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

Q 이벤트 스토리는 어떤 식으로 기획하는지.

마츠오 : 요코오가 만드는 게임이 인간의 어두운 부분을 시나리오에 반영하기 때문에 저는 유저 분들을 팔로우 해 사회에서의 분노 등이 어떤지, 어떻게 위로 받을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이벤트 스토리를 만든다.

Q 시노앨리스엔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는지.

마츠오 : 개인적으로 ‘백설공주’를 가장 좋아한다. 포케라보란 회사가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하는 회사인데 백설공주에 가챠(랜덤박스)를 넣으면 매출 최강의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요코오 : ‘기신’ 그리고 ‘안키’다. 스토리에 기신, 안키를 넣으면 그게 하나의 양념 같은 역할을 하고 게임을 만들고 싶은대로 끌고 나가기 편하다. 사실 두 캐릭터는 성우 녹음할 필요가 없어 성우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Q 시노앨리스 출시를 기다리는 한국, 글로벌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츠오 : 사실 예전에 한국에서 게임을 만든 적도 있고 한국에 온 적도 있다. 다시 한국에 오게 돼 기쁘다. 유저들이 힘든 하루를 마치고 저희 게임을 하면서 웃고 쉴 수 있도록 열심히 게임 마무리를 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

요코오 : 저는 한국에 처음 왔는데 와보니 멋진 나라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나라 유저분들이 플레이해준다 생각하니 행복하다. 시노앨리스처럼 뒤틀린 게임을 굳이 플레이하려 기다려준 유저에 감사하고, 한편으론 이런 게임을 기다리는 분들이 괜찮은 분들인지 걱정된다. 빨리 정상으로 돌아와달라(웃음). 아무쪼록 저희 게임을 기다려주셔서 감사하고 저 또한 그랜드 오픈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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