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관호·안주훈 각자 대표 선정…‘불안요소’ 일부 해소?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경남제약이 최대주주 변경에 이어 경영진 교체까지 이뤄내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0일 경남제약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기존 김주선 대표이사 해임안을 비롯해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1명의 선임안을 모두 원안대로 가결했다.

임시주총 결과에 따라 기존 대주주로 자리했던 김 대표가 대표직을 상실하고, 하관호·안주훈 바이오제네틱스 공동대표가 신임대표로 선임,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하 대표는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를 졸업했으며, 스탠다드텔레콤·라이브플렉스 부사장 등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또 안 대표는 동국대 식품공학대학원 출신으로, 광동제약 개발본부장을 지낸 제약업계 연구개발 부문 전문가로 꼽힌다.

이번 각자대표 체제로의 변경사유에 경남제약 측은 “경영전문성과 투명성, 효율성 강화를 위한 선임”이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경남제약의 경영권·지배력은 최대주주인 바이오제네틱스로 넘어가게 된 셈이다.

경남제약의 신임 사내이사로는 김병진 라이브플렉스 대표이사와 하관호 바이오젠틱스 대표이사, 안주훈 바이오제네틱스 대표이사, 이용 위드윈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까지 총 4명이 선임됐다. 이와 함께 신규 사외이사에는 권장덕 K성형외과 원장이, 비상근감사로는 김평진 전 미래에셋대우 투자분석부 수석매니저가 각각 선임됐다.

앞서 이번 새 최대주주인 바이오제네틱스는 해임 건이 가결된 김 전 대표를 지난달 고소한 바 있다. 올 초 단기금융투자상품에 30억원을 투자하도록 결정한 것이 배임에 해당한다는 게 이유다.

이날 임시주총에서는 과거 경남제약의 정관도 일부 수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결의가 가부동수일 때 의장이 결정한다는 조항에 대한 삭제를 비롯해 정관상 기존 3~8명이었던 이사 수를 3~6명으로, 1~2명이던 감사 수 역시 1명으로 축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권매매거래정지 해제에 있어서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경남제약은 코스닥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심의를 받았다가 올 1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개선기간을 부여, 상폐를 면한 바 있다. 또 올 초엔 전 경영지배인에 의한 횡령 사건으로 인해 감사의견 ‘한정’을 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과거 문제가 됐던 최대주주를 포함한 경영진이 모두 바뀌며 거래재개가 가능할 것이란 희망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초부터 1년 넘게 지적해 온 사안은 최대주주·경영진 문제였다. 하지만 이번 신규 선임으로 우려했던 사안 변경이 모두 이뤄진 것. 때문에 재감사를 통해 ‘적정’이라는 감사의견만 받아온다면 거래재개 등 그간 문제가 됐던 사안들은 다소 해소 되는 것과 같다. 

특히 이번 최대주주의 경우 공개M&A를 통해 선정됐기 때문에 이 부분 역시 절차적 공정성·정당성을 확보, 한국거래소가 요하는 명분을 갖추게 된 셈이다.

한편, 소액주주들은 이번 경남제약 임시주총 전날까지 진행된 전자투표에서 투표율이 약 57%에 달할 정도로, 바이오제네틱스 컨소시엄을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제네틱스가 빠르게 정상화를 진전시킬수록 1년 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거래정지를 해제, 거래재개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주총은 개회부터 폐회까지 단 8분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