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캡처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KB자산운용 등 기관투자자들이 에스엠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식을 대량 매수해 오너인 이수만 에스엠 회장을 견재하고 있다.

이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이 에스엠과 계약을 맺고 수년 동안 연 100억원 가량의 이익을 올린 게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에서다. KB자산운용은 에스엠 지분율을 확대하고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공개 주주서한 발송을 검토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지난 4월 초부터 에스엠 주식 158억원어치를 매수했다. 이 회사는 장내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면서 에스엠 주식 39만1545주를 추가로 소유하면서 지분율이 5%에서 6.7%로 끌어올렸다. 이는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8.2%) 다음으로 주식을 많이 보유한 것이다.

KB자산운용은 한류열풍에 힘입어 한때 에스엠 지분 10% 이상 보유한 바 있다. 에스엠의 성장성에 투자했었다. 지난 4월 지분 5%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로 다시 등장한 것은 성장성 보다는 '가치투자'와 '행동주의'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엠은 다른 국내 엔터주와 함께 '버닝썬' 사태로 올 들어 주가가 조정되면서 상당히 저평가된 상태이다. KB자산운용 등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배경 중 하나이다.

특히 KB자산운용은 에스엠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공개 주주서한 발송을 검토하고 있다. 이수만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라이크기획과 에스엠과의 계약과 관련해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이유 등을 밝혀달라는 요청이다.

KB자산운용의 행동에 다른 기관투자자들이 동조할 경우 이 회장을 상당히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회장 등 최대주주 측은 지분율은 19.5% 가량 된다. KB자산운용 지분율에 국민연금공단(8.2%)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5.1%), 미래에셋자산운용(4.6%) 등 세 곳을 더하면 24.6%로 최대주주보다 높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에스엠에 주주서한 발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크기획은 에스엠과 음악 프로듀싱 자문 등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수년간 연간 100억원 가량을 받아왔다. 2017년의 경우 109억원의 영업이익 중 107억원을 수수료로 챙겼다.

에스엠 측은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및 거래에 문제가 없다며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주주가치를 증대하기 위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한편 에스엠은 기관투자자의 주식 매수 등에 힘입어 최근 3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올랐다. 지난달 29일 종가 3만7650원에서 30일 4600원이 껑충 뛰었다. 지난달 31일에도 전날보다 550원이 올랐다. 6월3일에는 전거래일보다 400원 오른 4만3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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