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TA 서울 총회 의장·집행위원 선출
스카이팀 회장단 회의 의장도…경영 보폭 넓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제75차 연차총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한진그룹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신임 총수로서 국제무대 데뷔를 마쳤다.

부친인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숙원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연차총회를 순조롭게 진행, 조 신임 회장은 IATA 서울 연차총회 의장직 및 집행위원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냈다.

3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지난 2일 개막식이 열린 IATA 서울 연차총회에서 조 회장은 총회 의장으로 선출돼 회의를 이끌었다.

IATA 연차총회는 주관 항공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의장직을 맡는다. 당초 조 전 회장이 총회 의장을 맡을 예정이었지만 지난 4월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아들이자 대한항공 CEO인 조 회장이 자리를 잇게 됐다.

조 회장은 “조양호 회장님께선 꿈이었던 행사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셨다”며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조국의 수도 서울에서 항공업계의 리더들이 모여 연차총회를 개최하는 모습을 보고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총회가 항공업계의 기회라는 선물이 어디 있는지, 그것을 둘러싼 위기라는 포장을 잘 뜯어내고 풀어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우리 항공업계가 발견한 기회와 가능성들이 고객들은 물론 인류의 더 나은 미래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개막식이 끝난 후 조 회장은 안토니 컨실(Anthony concil) IATA 커뮤니케이션 부사장과 환담을 나누며 웃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 회장은 개막식에 이어 진행된 IATA 미디어 브리핑에도 자리했다.

세계 각국 취재진들의 질문에는 대부분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Alexandre de Juniac) 사무총장과 아크바르 알 베이커 카타르항공 CEO가 답변했다.

다만, 보호무역주의와 오픈스카이(항공 자유화 협정)의 관련성에 대한 질문에 조 회장은 “오픈스카이는 각 정부의 정책이므로 특별한 의견은 없다”면서 “한국 정부의 정책에 따르는 것이 항공사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조 회장은 이날 IATA 집행위원회(BOG) 위원에도 선임돼 경영 보폭을 확실히 넓혔다.

BOG는 전 세계 항공사 최고경영자 중 전문지식과 경륜을 바탕으로 선출된 31명의 위원과 사무총장으로 구성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의 활동 방향을 설정하고 사무총장 선임, 연간 예산, 회원사 자격 등을 심사·승인하는 IATA 최고 정책 심의 및 의결 기구다.

아버지인 조 전 회장은 1996년 이후 IATA 집행위원회 위원을 8번 연임했다. 조 회장은 뒤를 이어 세계 항공업계를 이끌어가는 IATA의 핵심 위원으로 선임돼 얼굴을 알렸다.

아울러 조 회장은 지난 1일 열린 스카이팀 회장단 회의에서도 의장으로 선출됐다. 스카이팀 회장단 회의 의장의 임기는 2년이고 제한없이 연임이 가능하다.

스카이팀은 그동안 사무국에서 의장 역할을 맡아 왔다. 하지만 급변하는 글로벌 항공시장 환경을 감안해 다양한 지역별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회원사 CEO 중 한명이 의장직을 맡기로 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스카이팀 회장단 회의 의장으로서 의제들을 사전에 검토하고 결정해 회장단 회의에서 논의를 이끄는 한편, 내년 창립 20주년을 맞는 스카이팀의 도약을 위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한편, IATA 연차총회는 1년에 한번 개최되는 국제 항공업계 최대 행사다. IATA 결의안 채택 및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는 핵심 회의체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처음 열린 이번 IATA 총회에는 회원사 CEO, 항공기·부품 제작사, 항공업계 및 관광업계 관계자, 언론매체 관계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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