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는 커지는데…득일까 실일까

배달앱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업체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배달앱 시장 규모는 1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사진제공=각사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배달업계가 고공성장 중인 가운데 시장은 물론 업황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최근 이커머스 업계 강자들 뿐만 아니라 편의점 업계 등 우후죽순 시장 진입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배달앱 누적 이용자 수 통계에 따르면 이미 2500만명을 넘었다. 이를 통한 음식 거래만도 약 7조원에 달하는 등 시장 가능성이 커졌다는 이들 판단이 불을 지피고 있는 모양새다.

배달앱 시장이 커질수록 긍정적 전망도 나오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신규 진입자에 대한 견제가 이어지는 분위기라 상생은커녕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공존한다. 배달앱 시장에 직격탄을 맞는 소상공인과 배달 대행업체 소속 기사들에도 여파가 큰 상황이다. 

여전히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분위기 속에서 배달앱 업계가 얼마나 성장할지 주목된다. 

 신경전 언제까지?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앱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업체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배달앱 시장 규모는 1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배달앱 업계 1위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다. 월 방문자 수 1000만명을 달성하는 등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업계 2위에 자리한다. 

지난해 말 소상공인연합회와 리서치랩이 발표한 ‘온라인 배달업체 이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 55.7%, 요기요 33.5%, 배달통 10.8%로 기록됐다. 

그러나 최근 쿠팡 계열 ‘쿠팡이츠’가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면서 배달앱 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일각선 업계 경쟁구도 변화에 신경전이 오래 갈 것이라 전망했다. 

이에 우아한형제들과 쿠팡 측의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우아한형제 측은 쿠팡이츠가 음식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자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하고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쿠팡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는 신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반면 쿠팡 측은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억울하단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시장에서 여러 기업이 경쟁하면 고객 혜택이 늘어나는데 점유율 60%가 넘는 사업자가 신규사업자를 비난하는 게 안타깝다”고 밝혔다.

신규사업자의 시장진입은 계속될 전망이며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도 우버(우버이츠), 위메프(위메프오) 등이 업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대감 또한 큰 것으로 알려졌다. 

◆ 소상공인- 배달 대행업체 '볼멘소리' 

배달 대행업체, 현장을 누비는 기사들과 소상공인들은 관련 업계에 대한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배달 대행업체 기사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이 출범식을 열었다. 기사들은 음식 주문을 받고 식당에서 이를 받아 배달해주고 있다. 그러나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노동법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가 지적된다. 결국 배달 대행 시장도 커지면서 관련 노조까지 생긴 셈이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배달앱 시장은 커지지만 배달 플랫폼 또한 저희 라이더에 대한 노동 환경 개선 등에 관심을 주셨으면 좋겠다. 라이더가 더 이상 희생당하지 않도록 정책 또한 마련돼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구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달앱을 사용하는 소상공인 또한 불공정거래행위 경험을 토로하고 있다. 가맹점 다수는 배달앱 측과의 책임 분담에 관한 서면기준이 없어, 할인·반품·배송 등에서 불공정한 거래에 노출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중기중앙회는 “현재 정부 정책 방향은 소비자 피해 보호 및 구제에만 초점이 맞춰있다”며 “배달앱 업체와 가맹점 간 표준계약서 도입 등 사업자 간 거래 공정화를 위한 정책적·입법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장 파이가 점차 커지면서 출혈적인 경쟁까지 서슴없이 벌어지고 있는 관련 시장에 정부 차원의 보다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구조적 개선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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