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지난 3일 '합방(합동방송)'을 진행하면서 소위 ‘유튜버’ 정치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 이사장과 홍 전 대표는 이날 3시간에 걸친 '토론 배틀'을 벌여 눈길을 모았다. 특히나 두 인물은 정치권에서 가장 많은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스타 정치인이기도 하다. ‘유시민의 알릴레오’의 구독자 수는 81만명으로 단연 많다. ‘TV홍카콜라’ 채널의 구독자 수도 28만명이다.

유 이사장은 지난 1월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선보였다. 앞서 정계에서는 진보진영이 보수진영에 비해 영상 컨텐츠가 부족하다고 봤다. 하지만 유 이사장의 등장으로 진보진영은 단숨에 ‘스타 유튜버’ 정치인을 두게 됐다.

유 이사장은 ‘알릴레오’에 대해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돌아가신 분이지만 종종 현실 정치에 소환된다. 사실이 아닌 걸 갖고 논란이 자주 발생한다. 보도자료 성명서 등으로 대응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다. 팟캐스트를 하려고 했는데 요즘에는 유튜브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 논란을 바로잡기 위해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27일 KBS 2TV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해 “해명방송만 할 수는 없으니 시민들에게 정책, 교양 방송을 하고 필요할 때 그런 걸 하자고 생각했다. ‘보헤미안랩소디’가 유행이라 ‘알리레오’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유 이사장이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자 “북한 조선중앙TV 같은 좌파 유튜버는 한 달 내로 소재가 고갈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정홍보 방송은 원래 그렇다. TV홍카콜라 비난 방송만 하게 될 것이다. 수비방송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탄산음료인 ‘코라콜라’처럼 시원한 직설화법을 구사한다는 뜻을 담아 'TV홍카콜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뒤 “대국민 소통 수단으로 유튜브를 해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TV홍카콜라’를 통해 대북 문제와 경제 현안 등 사회 이슈 전반에 걸쳐 연일 정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왼쪽부터) 이언주 무소속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정계의 ‘스타 유튜버’는 또 있다. 홍 전 대표 못지 않게 직설적인 화법을 가진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다.

실제로 이 의원은 지난 3월에도 경남 창원성산 4·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유세를 지원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향해 “창원에서 숙식하는 것도 정말 찌질하다. 짜증난다. 손 대표가 완전히 벽창호. 이게 뭐하는 짓이냐” 등의 발언으로 막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바른미래당 소속이었던 이 의원은 결국 이 같은 논란으로 당원권 1년 정지 처분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문재인 캠프, 박원순 서울시장 보좌관을 지낸 김현성 디지털사회혁신연구소장은 지난 4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이언주 의원은 토론이나 유튜브에 적합한 사람인 것 같다"고 평가한 바 있다.

김 소장은 이번 유 이사장과 홍 전 대표의 ‘합방’을 계기로 이 의원의 또 다른 ‘합방’을 기대하기도 했다. 김 소장은 "정치권 성대결이 하나 있을 수 있다. 하태경 의원과 이언주 의원은 같은 당안에 있을 때도 서로 티격태격했다. 성대결로 하면 되게 재밌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유튜브 채널 ‘이언주TV’는 현재 구독자수 20만명을 돌파했다.

유 이사장과 홍 전 대표 이전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역시 독보적인 ‘스타 유튜버’였다. 김 전 도지사의 유튜브 채널 ‘김문수TV' 구독자수는 당시 27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김문수TV’는 지난달 21일 계정이 삭제되는 불상사를 겪었다.

이에 대해 김 전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구글에서 조치하거나 정치적 이유로 중단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지사는 “김문수TV 자체의 잘못”이라며 “신속 복구와 좋은 방송을 위해 더욱 분발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새로 개설한 ‘김문수TV’는 2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유치원 3법’으로 스타 정치인 반열에 오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정치인 유튜버다. 박 의원은 자신의 강점인 교육개혁 콘텐츠는 물론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국회 내 소소한 일상, 출연했던 방송 등을 모두 편집한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박 의원은 유튜브 방송에 대해 “지지자와 쌓은 신뢰가 구독자로 나타나고 구독자는 또다른 정치활동의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유튜브는 '정치 아지트'”라고 밝혔다. 현재 박 의원의 유튜브 채널 ‘박용진 TV’는 5만7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