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왼쪽 두번째)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여야 대표 회동과 관련해 “제1야당(한국당)을 배제하고 4당 대표 회동만 추진하려는 꼼수를 벌이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에 여야 3당은 “'식물국회의 주범' 황교안, 청와대 제안 수용하라”고 반발했다.

황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이 같이 밝혔다. 황 대표의 이번 발언은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이 5당 대표 회동을 갖자며 자유한국당에 공식 제안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한국당은 청와대의 제안에 5당이 아닌 교섭 단체 3당 대표 회동을 제안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5일 5당이 아니면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황 대표는 국회 파행의 원인을 불법 패스트트랙으로 규정하며 사과와 철회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대통령은 자신들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국회를 빨리 열어서 대책을 논의해달라고 하면서 순방 전 국회 정상화라는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며 “청와대는 우리 당과의 협상 과정을 언론에 흘렸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와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황 대표의 무례하고 독선적인 행위가 반복되는 한 여야 5당 대표와 대통령 회동은 쉽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표는 황 대표를 향해 '대통령에 대한 무례함'이라고 일컫었다.

이어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조속한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그는 “민생과 경제를 볼모로 국회와 국민을 압박하는 정치를 중단하라”며 “더 늦기 전에 국회 정상화를 위한 한국당의 통 큰 결단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민주평화당도 이날 황 대표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 정상적인 정치인이라면 여야를 떠나 모두의 지혜를 모으자고 한다면서도 “통합의 리더십을 팔며 소수당에 대한 차별과 배제라니, 자한당 대표 황교안은 달랐다”고 강조했다.

문 대변인은 황 대표가 최근 ‘그 좋던 나라’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변인은 “최순실이 국정을 농단하고 박근혜가 탄핵당한 권한 대행 시절에 대한 그리움인가?”라고 비꼬았다. 문 대변인은 “진짜 경제가 걱정되고 국민을 생각한다면 교활하게 계산기를 두드릴 것이 아니라, 조건 없이 등원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이라며 식물국회의 주범을 황 대표와 자한당으로 규정했다.

정의당도 이날 “황 대표는 대선용 쇼는 그만하고 자당 의원들을 국회로 복귀시켜 뭐라도 하는 것이 맞다”고 압박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도대체 자신들을 얼마나 대단한 VIP라고 여겨서 단독회담을 고집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청와대의 제안을 거절한 한국당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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