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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지용 교수 “카드업계 불황은 사업구조의 문제”각종 규제로 카드사 수익 낼 곳 마땅치 않아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겸 한국신용카드학회 부회장. / 사진=고병훈 기자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최근 카드업계는 정부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각종 규제 정책으로 불황의 늪에 빠져있다. 특히 가맹점 수수료 인하분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올해 2분기부터 카드사들의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롯데카드 합병설’과 간편결제 시장 활성화 등 카드업계 전반에 걸쳐 지각변동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본지는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 부회장(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을 만나 카드업계 현안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카드업계가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데, 주된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우선 사업구조 문제가 크다고 본다. 우리나라 카드사들의 사업구조를 살펴보면 신용판매 사업, 대출, 부수업무, 리스, 할부금융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신용판매 사업과 대출에 80% 정도 집중돼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사업 수익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가맹점 수익이 줄어들어 대출 쪽을 늘리려고 하면 이쪽도 총량제 규제나 레버리지 규제 등 여러 규제가 있다. 현 금융위 고시에 따르면 여신전문 금융회사의 레버리지 비율은 자기 자본의 10배지만, 카드사만 6배로 적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레버리지 비율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당국은 카드사들의 주력사업이 대출보다는 신용판매 사업이라 보고 있기 때문에 규제 완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의 개입과 규제가 많다 보니 수익 낼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Q. 정부의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A. 영세 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 적용 기준을 매출액 5억원에서 30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정부가 이제는 수수료를 직접 낮추는 것 보다는 우대 수수료율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연 매출이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인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2.05%에서 1.4%로,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 매출을 올리는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2.21%에서 1.6%로 낮아진다. 이렇게 되면 실제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는 효과와 비슷하다. 이는 올해 3월부터 적용되기 시작해 일부 효과가 나타났다. 2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가맹점 수익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Q. ‘간편결제 활성화’ 방안이 카드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A. 근시안적으로 보면 좋지는 않을 것 같다. 카드를 쓰던 사람이 QR결제를 비롯한 간편결제 시장으로 옮겨가게 되면 카드매출이 줄고 신용판매 쪽에도 지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BC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의 경우 이를 긍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BC카드의 경우 지급결제 쪽에 특화돼 있고, 고객들의 결제 방식이 QR방식으로 바뀔 가능성을 고려해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간편결제 방식으로 대비가 미흡한 카드사들은 분명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Q. 최근 롯데카드가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매각되면서, 우리-롯데카드 합병설이 점쳐지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업계 재편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하다.

A. 실제 우리-롯데카드가 합병된다면 자산규모 기준 업계 3위권까지 올라가게 된다. 특히 업계 2위 삼성카드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 최근 타 카드사들에 비해 삼성카드의 여건이 좋지 못하다. 코스트코 독점권을 현대카드에 내준 것을 비롯해 전업계 카드사라 은행계 카드처럼 자본조달 측면에서도 여유가 없다. 향후 카드업계 내부에서 합종연횡식으로 사업 구조가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Q. 최근 가칭 키움뱅크과 토스뱅크의 인터넷은행 탈락으로 업계에서 말이 많다.

A. 개인적으로 키움 컨소시엄보다는 토스 컨소시엄이 혁신성 측면에서 괜찮아보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둘 다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키움의 경우 하나은행·SK텔레콤 등 대주주들의 참여로 자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키움은 자칫하면 시중은행보다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조금 유리한 '특징 없는 은행'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을 수 있다. 토스의 경우 챌린지뱅크와 같은 혁신성은 있었다. 다만 평가하시는 분들이 실행 가능성을 낮게 본 것 같다.

앞으로는 인터넷은행에 대한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혁신적인 모델을 통해 기존 은행과는 다른 사업을 하는 은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면 카카오뱅크 하나만으로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 키움이나 토스든 아니면 제3의 은행이든 카카오하고 경쟁할 수 있는 은행을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순순환’ 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처음 등장했을 때 고객들에게 낮은 금리 및 편의성을 제공하며 시중 은행들이 긴장했던 것처럼, 이제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이에서 경쟁하는 그런 구조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Q. 키움-토스 두 컨소시엄이 하반기에 재도전 한다면?

A. 이번 결과는 금융당국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평가를 외부평가위에 맡겼는데 사실 투명하게 잘한 것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정부가 간섭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나선다면 상반기 보다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 키움과 토스가 다시 도전한다면 최소 둘 중 하나는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정부는 혁신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중금리대출 시장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중금리대출 시장 활성화를 통해 정부가 강조하는 ‘포용금융’을 확대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직접 나서기엔 재정적인 제한이 있으니 은행이 지원해주자는 것이다.

Q. 하지만 정부가 시행중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엇박자가 나는 정책이 아닌지 궁금하다.

A. 좋은 지적을 해주셨는데, 사실 DSR규제는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 측면이 있다. 정부가 대출규제의 주타겟으로 생각하는 것은 주택담보대출이다. 주담대 규제를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대출을 규제하겠다는 취지는 좋은데 주담대 규제가 잘 안되니 다른 곳까지 확산하겠다는 것은 모순이 있다. 만약 신혼부부의 경우 소득이 부족해 대출을 받을 수도 있고, 이를 주택 구입에 쓸 수도 있는 것인데 DSR 규제로 이를 제한받게 된다.

정부가 생각하는 보금자리론·디딤돌만 쓰라는 것인지 의문이다. 이 역시도 재정이 제한돼 있으면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DSR로 다른 대출까지 합산하는 것은 가계포용금융이라는 이치에 맞지 않다. 조만간 DSR규제를 제2금융권까지 확대한다는데, 제2금융권은 중금리 이용 고객이 특히 많은 곳이다. DSR 시행으로 대출 시장 전체가 많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Q. 마지막으로 ‘제로페이’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궁금하다.

A. 제로페이는 데이터로만 본다면 이용건수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결제 과정에서 CPM방식 도입으로 편의성이 높아져 이용 고객도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한계는 있을 것이라 본다.

우선 QR시장과 신용카드 시장은 엄연히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QR시장은 소액거래, 신용카드 시장은 고액거래가 이뤄진다. 즉 비싼 것은 신용카드로, 부담이 적은 것은 QR로 결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시장을 구분해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로페이가 내세우고 있는 소득공제 40%도 실제 소득이 많은 사람의 경우 신용카드 사용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소액으로 제로페이를 많이 써봐야 40% 혜택을 제대로 받기 쉽지 않다.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득공제 40% 같은 혜택보다는 무이자할부, 포인트 적립, 페이백 등 부가서비스 혜택이 훨씬 좋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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