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내정자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차기 여신금융협회장으로 내정되면서 해묵은 모피아 논란이 빚어졌다. 

김 전 사장은 모피아 출신이다. '모피아'는 옛 재무부 출신 관료를 일컫는다. 재무부의 영문 약칭 MOF와 범죄 조직 마피아의 합성어이다. 여신금융협회에 앞서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에서도 모피아 출신이 승기를 잡았다.

여신금융협회(회장 김덕수)는 7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차기 회장 후보들을 인터뷰하고, 김 전 사장을 회장 후보자로 총회에 단독 추천했다. 김 내정자는 임유 전 여신금융협회 상무와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과 경쟁했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롯데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롯데캐피탈, 아주캐피탈, 하나캐피탈, 현대캐피탈, IBK캐피탈, JB우리캐피탈, KB캐피탈, 비씨카드 등 총 15개사 대표이사로 구성됐다.

김 내정자는 6월18일 협회 임시총회 의결을 거쳐 임기 3년의 제12대 여신금융협회 상근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김덕수 현 회장은 6월15일 임기가 만료된다.

김 내정자는 대표적인 '금융통' 인사다. 1958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재무부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재무부 증권국, 국제금융국, 금융정책실 등을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국장, 금융정책국장,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 주요 요직을 거쳤다.

앞서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에서도 옛 재무부 출신인 박재식 회장이 민간 출신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박 회장도 모피아 출신이다.

또 2017년 11월 취임한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도 옛 재무부 출신이다. 그는 참여정부 마지막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낸 이후 10년 가까이 금융권을 떠났다. 당시 원로급 인사가 민간협회장으로 오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거셌다.

김 내정자가 차기 회장으로 확정될 경우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여신금융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6대 금융협회 중 절반이 관료출신 회장을 두게 된다.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들이 과거 금융협회장 자리를 독차지하는 등 해묵은 관치금융 논란이 재현될 지 주목된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정부의 낙하산 인사, 관치금융을 반대했다. 노조는 수수료인하 등 카드업계의 의견을 정부와 정치권에 잘 대변해줄 협회장이 필요하지, 당국의 꼭두각시는 반대했다. 노조는 김 내정자를 염두에 두고 전직 금융당국 수장의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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