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화 기자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6월 국회 정상화의 앞날이 어둡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지난 9일까지도 결국 국회 정상화는 타결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경이 안 돼 답답하고 국민도 좋지 않게 볼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문제는 이같은 국회 정상화가 접점도 없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린다는 점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배짱부리기를 멈추고 조속히 국회 정상화의 길로 나와 주셔야 한다"며 "정부의 들러리가 되라는 것이 아니라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정당 본연의 임무에 함께 충실하자는 제안"이라고 한국당의 조속한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전혀 국회에 내비칠 기색을 보이고 있지 않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0일로 예정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의 월례 오찬 회동인 '초월회'에도 불참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국회가 정상화 돼 있지 않다. 원인을 제거해야 참석하겠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출국을 기준으로 데드라인을 넘겼지만, 문 대통령이 입국해도 정상화의 길은 여전히 막막할 뿐이다.

이런 와중에도 국회는 민생을 위한 정상화는 뒷전, 주목 받기 위한 ‘막말’ 정치로 정쟁만 가속화하고 있다.

불과 어제만 해도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북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한 문 대통령을 향해 “불쏘시개를 지펴 집구석 부엌, 아궁이 있는대로 달궈 놓고는 천렵질에 정신 팔린 사람마냥 나홀로 냇가에 몸 담그러 떠난 격”이라고 발언했다.

민 대변인이 언급한 ‘천렵’이란 강가에서 고기를 잡으며 즐기는 놀이다. 여기에 주로 좋지 않은 행위에 비하할 때 쓰는 ‘질’이라는 접미사를 붙인 것이다.

최근 정계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막말’ 정치로 주목받는 정치인이 늘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내 막말 논란에 대해 “하고 싶은 말 다 하다 보면 ‘말은 해서 시원한데 표는 다 잃어버리는’ 이렇게 되면 안 되지 않느냐”며 “좀 절제하고 얘기하자”고 호소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막말’ 정치는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낙연 총리는 "정부가 재난 복구지원과 민생안정, 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한 달 반이 넘었다"며 "민생과 개혁을 위한 여러 법안이 국회 심의를 기다린 지도 수개월째"라고 말했다.

결국 정상화는 한 발짝도 가까워지지 못한 채 서로를 헐뜯기 바쁘다. 이런 국회는 자격미달이다. 연일 전해지는 국회 소식은 국회의원의 사명감이 민생을 위한 정치인지, 그저 ‘스타’ 정치인이 되기 위한 정치인지 혼란스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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