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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삼성SDI, 숨통 트이나…'ESS 화재' 셀 직접 원인 아냐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이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민관합동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가 실시한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결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안전강화대책', 'ESS 산업생태계 경쟁력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잇단 화재로 멈춰 섰던 ESS 사업이 재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사고원인 조사에 나섰던 정부가 5개월여 만에 결과를 발표하고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ESS 사업을 내세우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던 LG화학, 삼성SDI, LS산전 등은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제품 불량이 화재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났기 때문이다. 그간 발목을 잡았던 불확실성을 걷어낸 만큼 이들 기업의 실적회복도 기대된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위원회'가 실시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사고 재발을 위한 종합안전강화대책 및 ESS 산업생태계 경쟁력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ESS 화재는 지난해 5월부터 집중적으로 발생해 23건이나 일어났다. 결국 정부는 인명피해 방지를 위해 선제조치로 다중이용시설 전면 가동 중단에 나섰고 12월 27일부터 5개월여간 원인 조사를 진행했다.

수차례 화재 원인 발표가 미뤄지면서 LG화학, 삼성SDI, LS산전 등 ESS 업체들은 고사 위기에 놓였다. 올 LG화학은 1분기에만 12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고 다른 기업들도 수익이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2000억원대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조사위는 사고 원인으로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ESS 통합제어 및 보호체계 미흡 등 4가지를 꼽았다.

제품 불량에 의한 화재사고는 아니라고 확인해 준 셈이다.

조사위는 일부 배터리 셀에서 제조상 결함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실증에서 화재가 발생하지는 않아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SS 제조사들에게 면죄부가 주어진 만큼 업체들은 서둘러 사업 재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ESS용 리튬이온전지 시장은 2017년 4.8GWh에서 2025년 20GWh로 연평균 37% 고성장이 예상되는 '블루칩'이다. 특히 우리 기업들은 이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LG화학, 삼성SDI, LS산전 등이 하반기 국내 ESS용 이차전지 출하량을 늘려 수익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올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삼성SDI는 해외 ESS 시장은 크게 성장이 기대되고 국내는 ESS 안전 기준 발표 즉시 판매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LG화학도 2분기까지는 ESS 관련 매출 정상화가 어렵겠지만 하반기에는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정부는 이번 ESS의 안전제도 강화 조치를 기반으로 우리 ESS 산업 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위해 분야별 경쟁력 강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ESS 핵심 구성품인 배터리 분야에는 화재 위험성이 적고 효율이 높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및 조기 상용화를 지원하고, PCS는 신뢰성 및 안전성 강화기능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을 지원한다.

또 이번 화재사태로 위축된 성장활력 회복이 필요한 만큼, 단기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향후 유망분야에서 새로운 수요 창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화재사태 이후 ESS 설치 중단기간을 고려,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적용을 6개월 연장한다. 안전조치에 따른 설치비용 증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기존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 단체보험 신규 도입을 추진하고, ESS에 대한 ‘고효율 에너지기기 인증제’ 활용 확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강화되는 ESS 설치기준 개정 완료 전(8월 말 예정)까지 신규발주 지연에 대한 업계의 우려에 대해서는, 6월 중순에 ‘사용 전 검사’ 기준에 ESS 설치기준 개정사항을 우선 반영해, ESS 신규발주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해외에서도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가정용 ESS 등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적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SS 분야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방식은 2차전지를 이용한 전기저장방식으로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ESS가 연계될 시 이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이(삼성SDI, LG화학) 공급 중인 ESS용 2차전지에서 재생에너지 연계용 비중은 평균 24%로 높은 수요 수준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6월 이후부터는 국내 ESS 수요 리스크가 완화되고, 3세대 전기차용 2차전지 생산이 시작되는 시기"라며 "2차전지 업체별(소재/부품 기준) ‘오더-출고 기간 단위(확정 주문 리드 타임)’는 상이하지만 ‘최소 1주~ 최대 3개월’로 조사되는바 업체들 2분기 가동률 개선 전망의 신뢰성은 높다고 판단한다. 3분기 이후 2차전지 업체들의 가동률 개선도 가능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산업부의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발표 직후 LG화학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다가 반전을 거듭해 전일 대비 1.19% 증가한 34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SDI도 유사한 흐름을 보인 후 0.85% 상승한 23만7000원에 마감됐다. LS산전은 0.41% 하락한 4만870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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