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지현호 기자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30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대치 은마, 잠실주공5단지 등 주요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이 주변 아파트 가격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여전히 규제기조를 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엿보이면서 잠잠했던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란 추측에 힘이 실리는 등 부동산시장이 다시 출렁이는 모양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모습이다. 정부가 부동산 가격 급등시 강력한 추가 규제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이고 부동산 공시가격 역시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새 아파트 입주도 계속되고 있어 공급 부족에 의한 집값 상승 여지도 낮다는 분석이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금주 서울 아파트가격 변동률은 0.01%를 기록했다. 재건축 아파트는 0.19% 올라 전주(0.11%)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반면 일반 아파트가격 변동률은 -0.02%로 28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신도시와 경기ㆍ인천은 각각 0.02%, 0.01%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서울은 ▲강남(0.14%) ▲강동(0.08%) ▲중랑(0.07%) ▲관악(0.06%) ▲중구(0.06%) ▲노원(0.04%) 순으로 상승했다. 강남은 은마아파트의 집값 상승에 힘입어 대치동 한보미도맨션1·2차가 2500만~5000만원 올랐다. 강동은 신규 입주가 몰린 고덕동 일대 아파트 가격이 약세를 보였지만 재건축 대단지인 둔촌주공이 오르면서 전체적으로는 플러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둔촌동 둔촌주공1-4단지는 투자수요가 유입으로 급매물이 소진된 후 500만~1000만원 올랐다. 중랑·관악·중구·노원은 실수요의 거래가 늘었다. 중랑은 망우동 한진해모로와 중랑숲리가가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관악은 신림동 건영3차가 1000만원 올랐다.

반면 강서(-0.36%), 은평(-0.14%)은 하락세를 보였다. 강서는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가 4000만~7250만원 떨어졌고, 은평은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3차가 1000만~3000만원 내렸다.  

신도시는 ▲위례(-0.07%) ▲평촌(-0.05%) ▲일산(-0.04%) ▲산본(-0.04%) ▲분당(-0.02%) ▲판교(-0.02%) ▲동탄(-0.01%) 순으로 하락했다. 위례는 하남시 학암동 위례롯데캐슬이 2500만원 떨어졌다. 평촌은 평촌동 초원부영과 호계동 호계2차현대홈타운이 500만~2000만원 내렸다. 일산은 3기신도시 발표 영향으로 일산동 일산쌍용과 후곡13단지태영이 750만~1000만원 하락했다. 산본은 산본동 래미안하이어스와 금정동 충무2단지주공이 250만~1000만원 내렸고, 분당은 매수세가 없어 매물이 쌓이면서 무지개주공4단지가 500만원 떨어졌다.

경기ㆍ인천은 ▲군포(-0.12%) ▲안성(-0.12%) ▲안양(-0.07%) ▲오산(-0.05%) ▲평택(-0.05%) ▲고양(-0.03%) ▲용인(-0.03%) 순으로 하락했다. 안성은 수요 위축으로 거래절벽이 이어지면서 아양동 아양주공1·2차가 100만~250만원 떨어졌다. 안양은 호계동 신미주와 삼익이 500만~1500만원 하락했고, 오산은 원동 운암주공5단지가 250만~1000만원 내렸다. 평택은 6월 중 고덕신도시 첫 입주를 비롯해 4000여 가구가 입주하면서 세교동 태영청솔이 500만원, 동삭동 삼익사이버가 750만원 하향 조정됐다.

반면 ▲광명(0.08%) ▲성남(0.02%) ▲부천(0.01%)은 상승했다.

전세가격은 서울이 0.06%, 신도시가 0.08% 하락해 전주 대비 낙폭이 커졌다. 경기ㆍ인천은 전주와 동일한 -0.02% 변동률을 기록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가격변동률이 상승 전환됐지만, 추격매수가 본격화되지 않아 추세 전환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른 모습"이라며 "여전히 경기침체와 대출규제로 매수 위험부담이 있고, 6월부터 연말까지 서울 입주물량이 3만567가구에 달해 매수를 유보하고 전세로 거주하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 12일 박원순 시장이 '시장 안정화를 위한 강남 재건축 불가' 입장을 밝힌 점도 투자수요에게 부정적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당분간 매도-매수자들의 눈치싸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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