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대표팀 환영식에 이강인이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지호 기자] 이강인(18·발렌시아)을 비롯한 정정용호 선수들이 서울광장에서 재치 있는 입담으로 팬들에게 웃음을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선수단을 위해 17일 낮 12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환영 행사를 열었다.

서울광장에는 2천여명이 넘는 팬들이 몰리면서 선수들을 축하했다.

그 가운데 이강인은 리오넬메시(FC바르셀로나) 이후 14년 만에 18세의 나이로 골든볼을 수상에 대해 "경기 끝나고도 이야기했지만 옆에서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과 응원해주신 분들, 코칭스태프 덕분에 좋은 상을 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누나가 둘 있는 이강인은 '누나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형들이 있느냐'는 팬들의 질문에 "형들이 (누나) 이야기를 많이 한다.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이라며 잠시 고민하더니 "솔직히 아무도 소개해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그래도 꼭 소개해야 한다면 (전)세진이 형이나 (엄)원상이 형을 해주고 싶다. 정상인 형들이다. (다른 형들은) 다들 비정상이어서 조금 부담스럽다"고 재치있는 입담을 전했다. 

대회 내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다 결승전 후반 30분에 투입돼 15분을 뛴 이규혁(제주)은 "예선부터 결승까지 좋았다면 좋은 기억이지만 힘든 일도 많았다"면서도 "끝까지 믿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특히 결승전에서 최고의 15분을 안겨준 감독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고재현(대구)은 정 감독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요구하자 "(정)말 훌륭하신 (정)정용 감독님, 사랑해(용)"이라고 했다. 조영욱(서울)은 "(정)정용 감독님,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용)맹스럽게 해낸 우리들 모두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보태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국적인 인창수 코치는 "나는 어릴 때,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가서 아르헨티나 국적을 가지고 있다. 솔직히 조별리그 3차전(아르헨티나)을 앞두고 죽음의 조 얘기를 하면서 탈락할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우리 선수들이 아르헨티나를 이겨줘 매우 감사하다. 내가 아르헨티나에서 20년 넘게 살았지만 내 몸에는 역시 한국 피가 더 많이 흐르는 것을 알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표팀 수장인 정정용 감독은 "임금이 있어서 백성이 있는 게 아니고, 백성이 있어서 임금이 있는 것처럼 우리 선수들이 있어서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는 말로 많은 팬들과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골든볼' 주인공 이강인은 행사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매일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죽음의 조'에 속하면서 16강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이강인은 “우리는 처음부터 팀을 믿었다” 면서 “믿음을 가지고 뛴 덕분에 좋은 성적이 가능했던 것 같다”며 “정말 많은 분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해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은 이번 U-20 월드컵에서 2골 4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면서 한국의 결승 진출을 견인한 주요 인물로 주목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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