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0일 “여당은 야당을 대화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궤멸의 대상으로 생각한다”며 현 정치에 대한 포괄적인 소신을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 현안, 한국당의 현재와 미래, 나 원내대표의 정치 비전, 국정정책에 대한 평가, 선거에 대한 전망 등의 주제로 진행됐다.

나 원내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국회가 정상화 되지 못해 깊은 송구함을 느낀다”면서도 “우리 정치가 자유민주주의 정치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상대를 궤멸과 고립의 대상으로 여기는 적대정치를 넘어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는 공존의 정치가 필요하다”며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진리에 입각해, 권력 분산을 위한 정치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토론회는 관훈클럽 방문신 총무의 사회로 진행됐다. 패널로는 구혜영 경향신문 국회팀장, 남도영 국민일보 디지털뉴스 센터장, 이승헌 동아일보 정치부장, 임세흠 KBS 정치부 기자가 자리했다.

첫 질의자로 나선 이승헌 동아일보 정치부장은 나 원내대표에게 국회가 정상화 되지 않는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여당과 청와대가 야당인 한국당을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여당은 야당을 대화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궤멸의 대상으로 생각한다”며 “여당이 다시 우리 당을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생각하는지 진위 확인을 위해서라도 아직 국회에 복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민주당의 패스트트랙 사과 ▲선거법과 공수처법에 대한 합의 처리 ▲경제청문회를 통한 종합적인 경제 진단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특히나 전날 같은 자리에서 열린 토론회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참석해 '경제 토론회'를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여당은 추경을 촉구하면서 추경만 되면 경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한다"며 "그래서 경제 청문회를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득주도성장으로 귀결된 이념적 정책 ▲좌파 퍼퓰리즘 ▲반기업정책을 경제 문제 원인으로 꼽았다. 나 원내대표는 "추경을 퍼붓는다고 해서 경제가 나아질 수 없기 때문에 경제청문회 먼저 하자고 주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청문회'를 주장한 나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가 주장한 '경제 토론회'라도 승낙하겠다고 했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임세흠 KBS 정치부 기자는 최근 탈당한 친박계 홍문종 의원과 관련해 한국당의 ‘우파 통합’에 대해 질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홍 의원의 탈당 역시 우파 통합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겨뒀다. 그러나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이 제기한 한국당 의원 4~5명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이후 나 원내대표는 우파 통합에 대해 바른미래당을 우선시하며 대한애국당과는 자연스러운 통합을 전망했다.

아울러 나 원내대표는 내년 있을 총선에서 승리를 소망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우선 개헌을 저지할 수 있는 정도의 의석확보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나 원내대표는 연일 한국당에서 불거진 ‘막말 논란’에 대해 “야당의 입을 막는 ‘막말 프레임’”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을 마치며 관훈클럽 측은 토론회에 참석한 나 원내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나 원내대표는 “상대방을 적으로 보지 않고 서로 의견과 차이를 인정할 수 있는 공존의 정치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